신작 ‘마타 하리’ 예고…“자신의 꿈 이루지 못한 여성으로 집중 조명”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이전 마타 하리와는 전혀 다른, 한국의 마타 하리를 보여드릴 겁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2018년 공연라인업과 신년계획을 발표하고 “레나토 자넬라의 안무로 신작‘마타 하리’를 10월 무대에 올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사진제공=국립발레단] |
국립발레단은 2018년 레퍼토리를 발표했다. 파트리스 바르의 ‘지젤’(3월 21~25일), 존 크랭코의 ‘말괄량이 길들이기’(4월 19~22일), 크리스티안 슈푹의 ‘안나 카레니나’(6월 22~24일) 등 2016년 이후 호평을 받았던 작품을 재공연 하는 가운데 신작으로는 20세기 유럽을 뒤흔들었던 이중간첩 ‘마타 하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강 감독은 1993년 슈트가르투트 발레단에서 ‘마타 하리’의 주역을 맡아 공연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선보일 마타 하리는 이전 버전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 될 예정이다. “2017년이 마타 하리 서거 100주년이라 국립발레단에서 그를 새롭게 탄생시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다. 마침 안무가 레나토 자넬라가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을 직접 보고 단원들의 능력에 감탄했다. 완전히 다른 작품을 만들 수 있겠다고 했다”며 “예전 버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스토리가 보강될 것이고, 단원들도 새 작품을 하며 새로운 역으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작 ‘마타 하리’는 한 여성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역사의 거대한 수레바퀴를 따라가야만 했던 마타 하리의 캐릭터가 집중 부각된다. 일반적으로 마타 하리는 이중스파이로 알려져 있지만, 니진스키 공연을 보고 발레단에 입단하고 싶어했던 발레리나 지망생이기도 했다. 강 감독은 “이미 뮤지컬 마타하리가 선보였다. 발레는 뮤지컬과는 또 달라 두 작품을 모두 본 관객이라면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감독은 국립발레단에 대해 “세계 어느 발레단과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는다. 퍼스트 클라스급이다”며 “클래식 발레에 강점이 있다는 게 중평이다.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뜻이다. 자넬라 연출도 단원들의 실력을 보고 자신이 원하는 연출 스타일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공익공연, 지역순회공연 등 발레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의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으로 무대에 오르는 ‘안나 카레니나’, 창작발레 ‘허난설헌-수월경화’의 평창 공연도 이같은 일환이다. 지역 관객을 대상으로 발레를 처음 접하는이들도 쉽고 편하게 볼 수 있는 ‘해설이 있는 발레 호두까기 인형’등 프로그램도 확대 시행한다.
2015년부터 시작한 안무가 육성과 창작발레 제작지원도 이어진다. 한국적 창작발레 전막작품을 제작해 해외에 공연하고, 고급 한류문화 붐을 조성해 한국의 발레 수준을 홍보하는 한편 국가이미지제고에도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이미 지난해 첫 공연에서 호평을 받았던 강효형 ‘요동치다’, ‘허난설헌-수월경화’의 해외공연을 추진한다. 오는 8월엔 칠레 산티아고 발레단의 안무가 페스티벌에도 참여한다. 프티파의 ‘돈키호테 그랑 파드되’를 비롯 강효형의 신작, 조지 발란쉰의 ‘세레나데’가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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