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신 도입 → 수요 회복 → 유가 상승
코로나19 회복 따라 오는 물가상방 압력
곡물값도 상승세, 경기회복 발목 잡을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으로 열린 '국제통화위원회(IMFC)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코로나19 경기회복세와 물가상승세가 함께 오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동안 저유가 등 이유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던 물가가 백신이 도입되면서 꿈틀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제곡물 가격도 심상치 않다. 경기회복기에 물가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통계청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5% 상승했다.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1.1%를 기록한 지난달보다 0.4%포인트 더 올랐다. 지난해 3월(1.3%) 이후 줄곧 하락세를 기록했던 공업제품 물가가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0.7% 올랐다. 휘발유(1.8%), 경유(0.7%), 자동차용 LPG(2.8%) 가격이 오르며 석유류가 1.3% 오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
농축수산물은 13.7% 오르면서 상승세를 주도했다. 신선식품지수도 16.5% 증가했다. 특히 파는 305.8%, 사과는 55.3% 상승했다. 파는 1994년 4월 821.4% 오른 뒤 최대 상승폭이다.
이밖에도 국산쇠고기(11.5%), 달걀(39.6%), 쌀(13.1%), 고춧가루(34.4%), 돼지고기(7.1%) 등 식품 가격 다수가 올랐다. 식선식품지수로 보면 신선어개가 2.1%, 신선채소가 18.9%, 신선과실이 24% 뛰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해 작황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일단 농수산물을 중심으로 단기 물가잡기에 나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겸 11차 뉴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우선 농축산물 가격의 조기안정을 위해 계란 1500만개 추가 수입, 양파·대파 등에 대한 조기출하 독려, 그리고 한파피해가 발생한 배추는 비축물량 3000톤을 탄력적으로 방출하겠다”며 “식용옥수수 등 일부 수입곡물에 대해 긴급할당관세 0%의 연말까지 한시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수입된 곡물이 신속하게 시장에 도달할 수 있도록 선상검체 채취허용 등 수입절차도 개선한다. 비철금속 비축물량도 1~3% 할인해 방출할 예정이다. 식자재 물가 상승으로 고통받는 외식업계를 위해선 식품원료 매입자금 대출금리를 2.5%에서 2%로 인하한다. 2분기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도 낮은 수준에서 최대한 관리키로 했다.
그는 “금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상당히 제한적이나, 기저효과 등으로 2분기 오름폭이 일시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정부는 주요 품목별·분야별 안정수단을 적극 활용하여 선제관리할 방침”이라며 “물가가 2분기 경제운용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글로벌 인플레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내적으로는 생활물가 안정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th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