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동맥폐색증은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을 제외한 팔과 다리 등 신체 말단 부위로 가는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힌 상태를 말합니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늘며 말초동맥질환의 위험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질환은 하지동맥폐색증으로, 질병 초기에는 걷거나 달릴 때 다리에 통증이나 경련이 발생하지만 쉬면 증상이 금방 가라앉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치는 일이 많습니다.
어느 정도 진행되면 다리 온도가 차갑고 발가락 색깔이 검으며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게 됩니다.
검진방법은 생각보다 훨씬 간단합니다. 동맥경화도를 확인하기 위한 발목상완지수 검사를 하는데, 편안히 누운 상태에서 양팔과 양다리혈압을 동시에 재서 발목에서 잰 혈압과 팔에서 잰 위팔 혈압 비율이 0.9 이하(발목 혈압이 10% 이상 낮을 때)면 하지동맥폐색증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말초동맥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면 항혈소판제, 혈관확장제 등 약물치료와 콜레스테롤 관리 등의 생활습관 개선으로 호전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 병원을 찾으면 이미 동맥의 폐색이 50% 이상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괴사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 없이 방치하면 1년 안에 절반은 다리를 절단해야 하므로 평소 다리 통증에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이 있고, 흡연을 오래 한 50대 이상의 남성 등 고위험군이라면 가벼운 다리 통증이 있을때 미리 검사를 받아보아야 합니다. 막힌 부위가 길지만 수술 위험성이 낮은 경우에는 본인의 정맥이나 인조혈관을 이용해 우회 수술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혈관질환 환자는 만성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술로 인한 합병증 우려로 국소마취 후, 풍선 확장술이나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혈관 내벽을 깎아 넓히는 시술인 죽종절제술도 시행 빈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김태열 기자
도움말: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혈관외과 조성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