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재료에 담긴 썰도 한 술 떠 드립니다.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몇달 전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본에서 현지화된 잡채 근황jpg’라는 글이 게시판을 달궜습니다. 잡채에 끼얹은 크림소스 그 위에 노른자까지. 고소한 잡채가 ‘카루보나라 챠푸체(까르보나라 잡채)’라는 퓨전 메인 디쉬로 팔리고 있었습니다. 잡채의 일탈에 누리꾼들이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이탈리아네 심정이 이런 거였구나” 하는 반응과 함께 “먹어보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일본 도쿄에 있는 한식당에서 까르보나라 잡채를 팔고 있다. [틱톡 캡처] |
사실 일본에서는 까르보나라 잡채뿐 아니라 현지화된 잡채 메뉴가 여럿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일본의 제빵회사 후지 빵이 샌드 안에 잡채를 넣은 잡채 샌드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근본을 상실한 퓨전 잡채 요리에 어이가 없다가도 잡채의 역사를 살펴보면 어느새 납득이 갑니다. 본디 잡채는 변주에 변주를 더해 만들어진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퇴근 후 부엌에서는 혼종의 요리, 잡채의 역사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또 원팬으로 만드는 잡채와 인스턴트 라면으로 간단하게 만드는 식단용 잡채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오늘날 잡채는 식당 밑반찬으로 나오는 ‘조연급’ 요리이지만 막상 만들려면 손이 정말 많이 가는 음식입니다. 또 노하우가 없으면 간이 잘 베지 않거나 당면이 퉁퉁 붇기 일쑤죠. 기껏 힘들게 만들었는데 금방 상해버립니다. 그런데 원칙만 잘 지키면 파스타만큼 간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온라인 상에서는 ‘끓인 당면을 찬물에 행궈야한다’,‘양념을 볶지 말고 버무려야 한다’ 등의 얘기가 있습니다.
또 고구마 당면 대신 칼로리가 낮은 녹두 당면을 활용한 잡채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물에 불리지 않고 20분 만에 만드는 잡채 레시피 소개합니다.
▶재료: 당면 125g, 돼지고기 안심 100g(잡채용), 양파 반개, 당근 1/3조각, 버섯 6개, 부추 한 줌, 진간장 4큰술, 소금 1t, 굴소스 1큰술, 후추, 알룰로스 또는 물엿 1큰술, 참기름
1. 끓는 물에 식용유 1큰술을 넣고 생당면을 8분간 끓입니다.
2. 당면이 끓을 동안 고기에 간장 1큰술을 넣고 재워둡니다. 잡채에 들어가 채소를 썰어둡니다.
3. 진간장 4큰술, 소금 1t, 후추, 굴소스, 알룰로스를 넣고 잡채 양념을 만듭니다.
4. 돼지고기를 먼저 볶습니다. 부추를 제외한 나머지 채소를 넣고 센 불에 볶습니다.
5. 삶은 당면을 넣고 물 약간과 양념을 넣고 볶습니다. 부추의 숨이 죽을 때까지 볶습니다.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한 바퀴 둘러주면 완성입니다.
사실 탱글한 잡채를 오래도록 먹기 위해서는 보관도 중요합니다. 뜨거운 팬에 그대로 두지 말고 차가운 유리 그릇에 바로 옮겨 담아 한 김 식혀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취생들은 잡채를 소분해 냉동실에 바로 얼리면 간편식처럼 잡채를 즐길 수 있습니다.
칼로리가 낮은 잡채 레시피도 어렵지 않습니다. 양념은 동일하지만 고구마 당면 대신 '녹두 당면'을 사용하면 됩니다. 시중에서는 인스턴트 컵라면으로도 판매하고 있는데요. 재료는 그대로 볶고 물 한 컵과 면을 넣으면 1인분 식단용 잡채가 완성됩니다.
간혹 양념에 간마늘을 넣기도 하는데 이 간마늘은 잡채를 금방 상하게 하는 주범입니다. 마늘은 넣지 않아도 맛에 큰 차이가 없으니 되도록 빼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