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이하 빠담빠담)를 집필한 노희경 작가가 방영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한 말이다.
지난 2월 7일 ‘빠담빠담’(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이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작가의 말처럼 강칠(정우성 분)은 갖은 시련과 풍파 속에서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 삶을 이어갔다. 돌이켜보면 그에게 기적이 아닌 순간은 없었고 살아있다는 소중함, 그것이 곧 기적이라는 의미를 되새겼다.
16년간의 복역을 마치고 출감한 강칠은 세상의 싸늘한 눈초리를 견뎌야 했고 변해버린 물정에도 적응해야 했다. 그러던 중 아들 정(최태준 분)이 나타나고, 끝까지 자신과 함께할 지나(한지민 분)를 만난다. 그리고 여전히 자신을 천사라고 우기는 국수(김범 분)와 함께.
억울한 누명을 쓰고 복역한 강칠은 세상을 향한 분노에 가득 차 있었다. 이 누명과 가슴 속 깊이 서려있는 오해를 벗기까지는 짧지 않은 시간이 흘러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누명도, 오해도 모두 풀려 이제야 삶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려는 찰나, 그에겐 간암 말기 판정이라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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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강칠은 이것마저도 이겨낸다. 때로는 참기 힘든 통증 때문에 숨조차 제대로 쉬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지만, 이내 또 웃으며 “눈 보러 밖에 나가자”고 아내가 된 지나를 귀찮게 한다.
그는 수호천사로 항상 자신을 지켜준 국수에게 “나한테 기적이 아니었던 순간은 단 한순간도 없었다. 정말 행복하다”며 “세상이 아무리 무섭게 덤벼도 난 행복하니까”라고 힘겹게 미소를 짓는다. 이 모습이야 말로 드라마가 궁긍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사는 것에 대해 크게 관심 없던, 복수와 세상에 대한 적개심으로 가득 찬 강칠이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소중함을 느꼈을 때 비로소 시청자들도 자신에게 주어진 ‘기적’을 돌이켜 봤다.
살아 숨 쉬는 강칠이 기적인 것처럼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역시 ‘기적’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세 번의 기적을 체험, 계속해서 살아나는 판타지 설정은 어찌 보면 ‘환상’이 아닌, ‘현실’ 그 자체인 것이다. 매순간 기적을 경험하고 있음에도 간과해버리는 우리에게 전하는 따뜻한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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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마디 말 보다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눈밭을 뒹구는 강칠의 모습에서 “매 순간이 기적”이라는 삶의 의미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마지막까지 환하게 웃음 짓는 강칠과 지나를 보고나서야 비로소 “세상의 힘든 상처를 ‘기적’으로 생각하길 바란다. 그리고 이 작품은 굉장히 현실적”이라는 노 작가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