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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형평성이 아니라 지혜다
라이프| 2013-01-04 08:14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연말 연초, 연봉 협상과 승진심사의 시기다. 1년간의 성과를 평가받으며 개인적인 인센티브를 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누구를 승진시키고 누구를 제외시킬 것인가. 그 와중에 구성원 모두를 만족시킬 방법은 과연 있을까.

경영학의 난제이자 우리 사회의 화두인 보상과 분배라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 이는 없을까. 저명한 고전학자이자 정치철학자인 폴 우드러프의 통찰은 이에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는 이 문제를 ‘아이아스 딜레마’로 규정한다.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놓고 벌어진 오디세우스와 아이아스의 갈등에 비유한 것이다. 아킬레우스의 갑옷은 일종의 보상이다. 저자는 이런 보상이 조직 안에서 승자와 패자를 구분하며, 아이아스라고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직원은 보상을 받으리라고 생각했다가 받지 못할 경우 속았다고 느끼고 정의가 무너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 딜레마를 풀 수 있는 그의 해법은 리더십이다.

저자는 여기서 중요한 건 정의라고 강조한다. 그는 먼저 정의와 형평성을 구분한다. 형평성은 동정심을 갖지 못하게 구분하지만 정의는 금하지 않으며 때로 동정심의 이름으로 형평성을 무시한다. 형평성은 일련의 규칙이고 원칙으로, 정의와 충돌한다. 또 형평성은 사람들의 감정과는 상관없이 그저 원칙을 따른다. 저자는 형평성은 정의와 동정심을 말려 죽이는 함정이라며, 여기에 빠지면 구성원은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는다고 역설한다. 문제는 사람들은 종종 형평성을 정의의 핵심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의의 핵심은 지혜라는 게 저자의 통찰이다. 따라서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은 지혜가 된다.

그가 말하는 지혜는 추상적인 게 아니다. 다른 이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제대로 구분하는 것이다. 정의와 리더십을 연결한 철학적 해법이 새롭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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