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예금·파생상품 출시 경쟁
고금리 vs 換손실 ‘양날의 칼’
換시장 변동성 커 쏠림투자 주의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위안화 무역결제 비중이 2~3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들은 이에 대비해 위안화 예금이나 선물ㆍ옵션거래 등 관련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둔 상품들은 수출기업들 뿐 아니라 일반 개인 고객들도 가입할 수 있어 개인들도 위안화에 투자할 길이 열렸다.
다만 위안화 상품은 환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 만큼 쏠림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ㆍ중 FTA로 위안화 상품 봇물=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주요 은행들은 최근 회의를 열고 위안화 결제 확대 목표치를 점검하고, 관련 상품 출시 등을 논의했다.
은행들은 이 자리에서 내년 위안화 결제 비중이 올해의 2~3배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한ㆍ중 교역량 2288억 달러(지난해 기준)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금융위는 이를 중장기적으로 2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국내에서 거래되는 위안화를 취급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이번 주 공동으로 위안화 정기예금을 6개월과 1년 만기로 출시, 4억 위안 한도로 특별 판매한다. 6개월만 맡겨도 연 3%의 이자를 주는 등 원화 예금보다 금리가 2배 가량 높다.
우리은행은 최근 역외 위안화(CNH)를 기준금리로 한 위안화 예금 패키지(입출식 통장, 자유적립식ㆍ회전식 정기예금)를 출시했다. 특별 우대금리를 포함해 3.07%의 이자를 주는 이 상품은 수출기업이 아닌 일반인도 한도 없이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1년 만기 금리가 2.9%인 위안화 정기예금 상품을 개편해 내놓을 예정이며, 신한은행은 위안화 정기예금 상품 도입은 물론 올해 안에 위안화 대출 상품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환위험 노출로 개인 쏠림현상 경고=시중은행의 경쟁적인 위안화 상품 출시와 함께 위안화 예금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거주자 외화예금 현황에 따르면, 전체 거주자 외화예금 664억1000만 달러 중 위안화 비중은 32.7%로, 전월의 최고기록(32%)을 또다시 경신했다.
위안화 예금의 인기가 고조되는 것은 높은 금리 뿐 아니라 위안화가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이자에 환차익까지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원ㆍ위안화 환율은 지난 7월 3일 162.24원을 저점으로 이달 10일 현재 177원까지 올라갔다. 넉달 새 9.09%나 오른 것이다. 따라서 연 3%대 위안화 예금에 가입한 예금자라면 이 기간에 10%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화예금의 특성상 환손실 가능성이 큰 만큼 지나친 쏠림 현상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정보가 부족한 일반 투자자들이 높은 금리만 보고 외화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작년 6월 원ㆍ위안 환율은 189.18원에서 올해 7월 162원으로 떨어져 1년 새 14.2%나 하락했다. 즉 이 시기에 연 3%대의 위안화 예금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11% 이상의 손실을 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진우 NH농협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위안화 예금은 쉽게 말해 위안화 강세에 베팅하는 상품”이라며 “최근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중국발 위기로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손실을 볼 수 있음을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