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가족과 못잖은 정(情)을 주는 반려동물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생식을 하는 반려동물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저급한 사료에 대한 불신과 맞물려 ‘내 가족과 같은 반려동물’에게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음식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 나오는 트렌드다. 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생식과 관련해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아 찬반논쟁은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사실 반려동물에게 조리하지 않은 생식을 권장하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반려동물의 생식은 1993년 호주의 수의사가 반려동물을 먹이기 위해 간편한 ‘상업용 건사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적합한 영양을 공급해야 한다며 이른바 ‘BARF 식단’을 권유하기 시작하면서 화두가 됐다.
BARF 식단은 자연의 먹이사슬 시스템을 반려견과 고양이에 적용, 그들에게 생고기와 뼈, 장기 등으로 구성된 음식을 제공하는 것에서 유래한 식단이다.
실제 반려동물에게 꾸준히 생식을 시킨 결과 오랜기간 고생했던 소화기 질환 및 알레르기 질환의 증상 개선에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또 피부, 피모가 좋아지고 대변의 양이 적고 냄새가 감소했다는 등의 인터넷 블로그 글도 많은 것으로 봐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생식이 반려동물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위협을 가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동물사양관리부 버크홀더 박사는 “조리되지 않은 생식에는 반려동물에게 치명적으로 건강상의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고기와 뼈 장기 등에는 식중독을 유발하는 병원균 외에 바이러스, 기생충 등이 있을 수 있지만 특히 살모넬라균, 리스테리아균 등 2가지는 동물 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위협을 가한다는 것이다.
FDA는 동물이 살모넬라에 감염될 경우 ▷구토 ▷설사(혈변도 가능) ▷발열 ▷식욕부진 ▷활력저하 등을 보일 수 있고, 리스테리아에 감염될 경우 ▷메스꺼움 ▷설사 ▷발열 ▷신경증상 등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한 뒤 “리스테리아의 경우 저온에서도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혹시 반려동물용 생식을 냉장고에 보관할 경우, 그 안에 있는 다른 음식으로 리스테리아 균이 전파될 수 있고, 이 때문에 반려동물 보호자와 그 가족까지 아플 수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