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학술지 왕립오픈사이언스 저널 최신호에서 옥스포드브룩스대학교 연구팀은 기니 남동부 보수 지방에 사는 야생 침팬지들을 17년간 관찰한 끝에 침팬지 역시 습관적인 음주와 과음을 즐긴다고 결론 내렸다.
사진 - 가디언 |
연구팀이 1995년부터 2012년까지 보수 침팬지들을 카메라에 촬영해 목격한 광경은 이렇다.
술판은 라피아 야자(椰子) 나무를 에워싸고 벌어진다. 술판은 오전7시부터 시작해 해질녘에까지 이어졌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과음하는 침팬지도 목격됐다.
현지 주민들은 라피아 야자 수액을 채취해 과일주로 만든다. 몇주 동안 야자 나무에 쐐기를 박고 그밑에 용기를 놓아두면 한그루 당 50ℓ의 수액을 채취할 수 있다. 희고 단 라피아 수액은 몇시간만 지나면 저주도의 과실주로 바뀐다.
문제는 이 지역 침팬지가 발효 수액의 비밀을 알아채버린 것. 침팬지들은 수액 용기를 노렸다. 벌레 등이 꼬이지 않도록 용기 위를 덮은 커다란 잎을 씹어서 스폰지 처럼 만들거나 접어서 국자처럼 활용해 용기 안에 든 수액을 적셔 마셨다.
연구팀이 이 지역에서 하룻동안 조사한 결과, 수액은 3.1%(ABV)에서부터 6.9%에 이르는 알코올을 함유하고 있었다.
침팬지 수액 습격 사건은 모두 51차례 관찰됐다.
이들은 한번 습격 시 평균 1ℓ를 마셨다. ‘포아프’란 이름의 수컷 침팬지는 모두 14차례 습격에 참여한 ‘주당’이었다.
암컷, 수컷을 가리지 않고 발효 수액을 마셨다. 주량은 저마다 달랐다. 술판 한번에 알코올이 흡수되는 양은 85㎖였다.
논문 저자인 킴벌리 호킹스는 “발효주를 마신 뒤 다른 침팬지들이 집으로 돌아간 사이 한 침팬지는 한시간 가량 나무들을 흔드는 등 불안한 행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