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료 1위 서울향료 자회사 ‘생채움’ 브랜드로 생식품 진출
“포장을 뜯어 바로 먹을 수 있는 생식품 이층두부 외에도 간편가정식 100여종을 내놓겠다. 골목슈퍼들과 대리점이 아닌 본사 전속가맹점 형태로 제품을 공급, 유통상생에도 나서겠다.”
40여년 국내 향신료시장 1위를 지켜온 서울향료(대표 조병해)가 생식품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남의 맛을 내주던데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자기 맛을 찾겠다는 뜻이다.
서울향료는 자회사 에스앤푸드(대표 안중원)를 통해 ‘생채움’이란 브랜드로 생식품 제조와 유통에 나섰다. 생채움은 건강함과 신선함에 맛을 더한 생식품이란 설명이다.
에스앤푸드는 그 첫 행보로 세계 최초의 이층두부 ‘여자두부’를 최근 선보였다. 이어 ‘국산콩 두부’와 ‘맛있는 두부’ 등 두부 제품 6종<사진>도 추가로 출시했다. 여자두부는 생식용, 국산콩 두부와 맛있는 두부는 찌개 및 부침용이다.
안중원(59) 에스앤푸드 대표는 “40여년 맛에 대한 기술과 노하우가 있는 서울향료의 기술력으로 제품을 개발한다. 콜드체인시스템(저온유통체계)도 갖춰 ‘종합 생식품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됐다”며 “맛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만큼 여러 회사의 제품을 취급하는 대리점 방식이 아닌 본사 전속가맹점 위주의 영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여자두부는 ‘생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두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개발됐다. 목면두부와 비단두부가 결합돼 있다.서로 다른 질감을 가진 각각의 층이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맛을 내준다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우리 식문화에서 두부는 생으로 먹기보다는 찌개나 부침용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두부를 생으로 먹으면 두부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고, 충분한 단백질을 저열량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안 대표는 소개했다.
에스앤푸드가 두부부터 시작한 것은 두부가 중기적합품목으로 재지정되면서 기회가 생겼기 때문. CJ, 풀무원, 대상 등 대형업체들은 2017년 11월까지 포장두부 시장에서 확장을 자제해야 한다. 또 비포장 두부시장 진입은 어렵게 됐으며, 포장용 대형 판두부 시장에서는 철수해야 한다.
국내 두부시장은 포장두부(3700억원)와 비포장두부(1700억원)를 합쳐 연간 5400억 수준. 에스앤푸드는 그 중 포장두부 시장을 공략하게 된다.
대기업 아닌 중소기업들은 두부 생산은 쉬워도 유통이 가장 큰 문제다. 생채움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수도권 골목슈퍼를 대상으로 전속가맹점 20여곳을 확보했다. 8월에는 대형마트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생채움 브랜드로 3년내 1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며 “초기에는 소비자 대상 B2C사업을 통해 가맹점을 늘리고, 이후 기업 대상 B2B사업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앤푸드는 두부제품에 이어 소이푸딩, 크레페, 김, 계란, 면 등 생식품 및 생식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카테고리인 ‘간편가정식(Home Meal Replacement)’ 제품을 100여종 이상 출시할 예정이다.
서울향료 식품바이오사업부이던 에스앤푸드는 2013년 분사됐다. 그동안 대기업들의 주문자상표부착(OEM) 제품 및 대형마트의 두부류, 젤리제품, 크레페 등 PB상품을 생산해 왔다.
한편 안 대표는 서울대 식품공학과를 나와 삼양사, 풀무원 등에서 근무했다. 풀무원 부사장을 지내고 올해 초 에스앤푸드 대표로 영입됐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