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이 다시 분기 8000만대의 벽을 넘었다. 신흥 시장을 겨냥한 중저가 라인업의 재정비와, 고가 시장에서 신제품을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7일 삼성전자는 매출 51조원, 영업이익 7조3000억원을 내용으로 하는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체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끌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 역시 우려와 달리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8000만대는 무난이 넘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많게는 8200만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분기 애플의 공세와 중국발 저가 제품 범람에 2년 전 수준인 7000만대 초반까지 판매량이 급감했던 모습을, 한 분기만에 떨쳐낸 것이다.
3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반전의 비결은 중저가 라인업 재편, 갤럭시S6 및 갤럭시 노트5의 순항, 그리고 환율 효과 등이 꼽힌다. 중국 및 인도산 신흥 브랜드와 경쟁이 치열한 중저가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제품 라인업 재구성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중국에서는 금속 일체형 디자인을 앞세운 갤럭시A8이 8월 50만원 대 미들급 시장에서 1위 모델에 오르면서 점유율 방어에 앞장섰고, 인도 등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탄탄한 구성을 강조한 ‘갤럭시J시리즈’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국가별, 시장별로 제각각이던 중저가 제품군을, 디자인을 강조한 갤럭시A, 실용성을 강조한 갤럭시E,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갤럭시J 등으로 재편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의미다.
수익성과 직결되는 고가 플래그십 시장에서는 갤럭시S6와 갤럭시 노트5의 선전이 돋보였다. 올해 초 선보인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는 8월 초 약 100달러씩 가격을 내리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맞물려, 지금도 월 300만대 이상 팔리는 스테디 셀러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애플 아이폰6, LG전자 G4 등과 경쟁이 치열한 북미 시장에서 30%대 점유율로 1위를 지킨 것도 갤럭시S6의 선전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발 빠르게 변신에 나섰던 효과가 3분기에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