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소형 빌딩(매매금액 500억원 미만) 거래는 풍년이었다. 13일 빌딩 컨설팅업체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서울에서 중소형 빌딩 거래는 258건 이뤄졌다. 지난해 전체를 통틀어서는 모두 1036건의 계약서가 작성됐다. 분기마다 평균 259건씩 거래된 셈이다. 특히 2/4분기에만 307건으로 거래량이 정점을 찍었다.
빌딩시장에선 중소형 빌딩의 ‘품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지난해 서울 중소형 빌딩 거래량이 1000건을 넘어설 만큼 시장 상황이 활발하며 수익률이 비교적 높은 매물들이 많이 소진된 결과다. 사진은 강남의 중소형 빌딩 [사진=헤럴드경제DB] |
2013년 522건이었던 연간 총 거래량은 2014년엔 719건, 지난해엔 1036건으로 오름 추세에 있다. 작년에 이뤄진 중소형 빌딩의 거래금액은 5조5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71% 증가한 수준이고, 리얼티코리아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5조원을 넘어선 건 작년이 처음이다.
이처럼 빌딩 거래가 활발해지자, “괜찮은 건물은 다 팔려나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높은 소위 ‘A급 빌딩’들이 상당수 매물 리스트에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A중개공인 관계자는 “빌딩 투자는 수익률이 최우선 조건인데, 요구수익률이 낮은 B, C급 빌딩까지 꽤 많이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소형빌딩 거래량 추이 [자료=리얼티코리아] |
현재 서울의 중소형빌딩 투자수익률은 3.9%(작년 4분기 기준)로, 평균 6% 수준이었던 2012년을 기점으로 완만하게 떨어지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강남ㆍ서초ㆍ송파구의 수익률은 2.76~3.13% 수준에 그친다.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떨어지고 있지만 금융 상품의 기대수익률과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빌딩시장으로 끌어들인다는 분석이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투자 대열에 합세하고 있다. 이들은 전체 거래량의 80% 정도를 담당하는데 주로 50억을 넘지 않는 매물을 겨냥한다.
올해도 빌딩 시장에선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빌딩을 겨냥한 수요층은 꾸준하기 때문이다.
문소임 리얼티코리아 수석연구원은 “매수자들이 선호할만한 물건은 동이 난 상태여서 빌딩 매입 의향이 있다면 눈을 낮추거나 예산이 더 들더라도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국내 금리인상 가능성 등 갖은 변수들이 빌딩시장의 불안요소지만 품귀 현상이 도드라지는 만큼 빌딩 매매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김윤수 원빌딩 중개법인 팀장은 “애초에 좋은 건물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노후한 건물을 비교적 저렴하게 매입해 리모델링을 하거나 수익률이 낮은 건물을 재임대를 하는 식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것도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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