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례 풍파를 견뎌낸 나무가 더 단단히 뿌리를 내리듯, 힘들었던 시간 동안 속(정치철학과 신념)을 더 꽉꽉 채웠다.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는 그래서 더 가볍게 웃었다.
“공천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으세요?” 질문에 “허허허” 새털처럼 가벼운 웃음소리가 돌아왔다.
수십 명의 ‘정치 베테랑’들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공천 면접장에서다.
26일 대구ㆍ경북(TK) 지역 공천 신청자를 대상으로 치러진 새누리당의 이날 면접에서는 박 대통령의 입에서 ‘배신의 정치’라는 단어가 나오도록 만든 과거 유 전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연설은 새누리당의 정강정책에 위배되는 부분이 전혀 없다. 거듭 읽어보며 확인했다고 답했다”고 했다.
당시 연설에서 유 전 원내대표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를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여유일까 강단일까, 아니면 둘 다일까. 아무래도 상관은 없어 보였다.
그것이 자기만의 소신을 찾은 자의 여유일 테다.
남은 것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그가 ‘배신’의 굴레를 벗고 그 소신의 가치를 인정받느냐의 여부다.
평가는 유권자들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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