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에 하동구청 등 관공서가 있지만, 현재로선 주변이 다소 황량했다. 올해 말 지상철 공사가 끝난다. 주변에 두 개의 역사가 들어서 더불 역세권이 된다. 99만㎡ 규모의 공원도 바로 앞에 만들어진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하노이의 주택공급량은 연간 2만 가구인데 이 가운데 40%가 하동에 집중돼 있다”며 “여긴 한국으로 치면 경기도 용인ㆍ수지쯤 된다”고 했다.
현대건설의 베트남 하동 힐스테이트 단지 외부 전경. |
단지 안에 들어섰다. 베트남식의 낡고 비좁은 주택과 딴 판인 풍경이 펼쳐졌다. 도로에 넘쳐나던 오토바이가 없다. 지하주차장 덕분이다. 수영장도 있고, 휘트니스센터 같은 커뮤니티 시설도 눈에 들어왔다. 1인당 GDP가 2000달러를 약간 넘는 공산주의 국가의 빈부격차는 이 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누가봐도 한국의 힐스테이트다. 애초 극동건설이 추진하던 걸 현대건설이 2009년 투자법인 하떠이 RNC를 세워 넘겨 받았다. 5개 동의 928가구와 인근 힐스테이트 빌라 100가구를 합쳐 총 1028가구의 힐스테이트 촌을 이루는데, 중산층 이상이 산다. 서덕열 하노이 힐스테이트 법인장은 “여기선 기아차의 모닝이 2700만원 정도하는데 지하주차장에 가보면 벤츠같은 고급차가 많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베트남 하동 힐스테이트 위치도. |
가구 면적은 102~168㎡다. ㎡당 1290달러가 분양가다. 우리식으론 3.3㎡당 500만원 초반대다. 하노이 중심부와 비교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가 좋다. 2013년 10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분양률은 95%라고 한다. 비어있는 집은 50가구 정도인데, 조만간 다 팔릴 걸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서덕열 법인장은 “한국의 힐스테이트를 아는 베트남 사람들이 이 단지가 좋다고 입소문을 내고 있고, 우리 브랜드를 신뢰하고 있다”고 했다.
‘건설 한류’ 측면에서도 특기할 만한 요소가 적지 않다. 베트남 최초의 판상형 아파트다. 대게 타워형으로 지어지는 다른 아파트와 다르다. 맞통풍의 장점을 이 곳 사람들도 선호한다. 작은 방에도 시스템 가구를 넣는 등 평면구조에 신경을 썼다. 고급 창호를 쓰고, 친환경 마감재도 들였다. 중앙 집중식 취사용 가스 공급 시스템이 적용됐고, 24시간 중앙관제 시스템도 있다. 베트남 대형 개발사들의 고급 아파트를 잘 아는 현지인들도 마음에 들어한다고 알려졌다. 입주민의 80%가 베트남인이고 나머지는 베트남 거주 한국인 상사 주재원 등이다.
현대건설은 이 단지의 투자가치에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평균 임대수익률이 5.5%라고 했다. 월 임대료 800달러에 분양가 3.3㎡당 510만여원을 전제로 해서다. 한국발(發) 투자수요가 꿈틀댈 만한 숫자다. 베트남은 작년 7월 주택법을 바꿨다. 베트남에 입국이 허가된 외국인 모두에게 주택구입을 가능케 한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자격조건을 적시해야 할 시행규칙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현재로선 한국인들은 아직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란 얘기다. 서 법인장은 “4월께엔 시행규칙에 3개월 혹은 6개월 이상 체류 가능한 비자 소유자로 자격이 정해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노이 힐스테이트 프로젝트는 베트남 부동산 경기가 급랭했을 때도 흔들림없이 진행돼 하노이시에서도 관심이 많았던 곳”이라며 “한국식 주거문화를 전파하는 신규 프로젝트를 발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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