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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지난해 면세점 특허 심사 전 오는 2020년까지 월드타워점의 매출을 당시의 3배 규모인 연 1조5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롯데가 관세청에 제출했던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2025년에는 매출 4조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이 있었다.
이 같은 청사진을 실현시키기 위해 롯데는 향후 5년간 1조2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겠다고도 했다. 월드타워 완공 시점에 맞춰 매장 규모를 국내 최대인 3만6000㎡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잡아놨다. 월드타워와 시너지를 극대화 해, 관광과 문화부터 쇼핑까지를 한 자리에서 경험하는 복합단지로 거듭나겠다는 것이었다.
롯데는 국내 1위 면세점인 롯데 소공동 본점보다 월드타워점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목했다. 실제로 월드타워점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동안 연평균 21%의 성장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가 “월드타워점을 세계 1위 면세점으로 만드는게 꿈”이라고 공언할 정도였다. 롯데월드타운이 완성되면 향후 5년 동안 외화수입 5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공언이 공언(空言)만은 아니었다.
그랬던 꿈의 면세점이 지난해 허탈하게 날아가버렸다. 서울 시내 면세점을 추가로 4곳(1곳은 중소기업) 허용한다는 관세청 발표가 나면서 회생의 길이 열리긴 했지만, 최종 선정은 연말에나 될 전망이다. 롯데 월드타워점이 낙점된다고 해도 길게는 6개월 동안 문을 닫아야 한다. 그 기간 동안 여름 휴가와 중국인 관광객들이 최대로 몰려오는 국경절 등의 관광 호재가 끼어 있어, 기업 입장에서 보면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결국 남몰래 웃는 모양새다. 그 동안 쌓아온 면세점 운영 노하우 측면에서는 신규 업체들보다 경쟁 우위에 있다는게 전반적인 평이다.
여기에 지난해 롯데와 SK가 면세점 특허를 잃으면서 지적됐던 문제들도 롯데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당시 롯데와 SK가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중이었는데 특허가 날아간 상황이 되면서, 기준이 불분명한 면세점 심사가 기업의 장기적인 투자를 가로막고 직원들의 고용 불안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결국 관세청도 29일 발표에서 “지난해 국회와 언론에서 문제점으로 제기됐던 특허 심사의 투명성ㆍ공정성 제고를 위해 심사기준과 배점, 결과 공개와 관련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날 서울 시내 면세점 4곳을 추가한다는 발표가 나온 이후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고심 끝에 나온 정책 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오는 6월 말로 예정된 월드타워점 폐점으로 인한 손실은 일부 감수해야 하겠지만, 다시 출발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롯데가 4년 후 ‘세계 1위 면세점’이란 청사진을 완성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눈이 집중되고 있다.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