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한국산 전자제품, 특히 그 중에서도 LG전자의 힘은 매장 이곳 저곳에서 확인 가능했다. 러시아인들의 생활 습관에 맞춰 현지화 모델로 출시된 냉장고와 세탁기는 보쉬나 밀레 같은 오래 전부터 러시아에서 팔리던 유럽 고급 브랜드를 밀어내고 각 코너의 메인 품목으로 전시되고 있었다. 많이 팔리는 것도 당연한 일. 비슷한 크기와 성능의 유럽 및 중국산 제품보다 값은 10% 이상 비싸지만, 선호도는 비교가 힘들 정도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LG전자의 비보조인지도는 99.3%에 이른다. “가전 제품 중에서 어떤 브랜드들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러시아인 99.3%가 LG전자를 떠올린다는 의미다. 사실상 거의 모든 러시아 국민들이 LG전자를 알고 있는 셈이다.
송대현 LG전자 CIS지역대표 겸 러시아법인장 부사장은 “1998년 모라토리엄(지불유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5년 루블화 가치 하락 등 위기 속에서도 현지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왔고, 그 결과 지난해 연간 매출액 기준으로 러시아에 진출한 전체 외국계 기업 중 18위를 기록하고, 또 ‘국민 브랜드’가 됐을 만큼 브랜드 파워도 강해졌다”고 러시아에서 LG전자의 위상을 자랑했다.
사회공헌은 LG전자가 러시아에서 ‘국민 브랜드’로 자리잡은 배경의 또 다른 축이다. 러시아 진출 30년, 현지 생산 10년을 맞이한 LG전자는 러시아 사회의 일원으로써 러시아 국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브나로드(민중 속으로)’ 활동들을 펼쳐치고 있다.
기차로, 비행기로, 버스로, 또 우주선까지 함께하는 헌혈 캠페인은 LG전자 러시아 사회공헌의 백미다. 2009년부터 러시아 기업 중 최초로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헌혈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혈액 부족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러시아에서, 지금까지 LG전자는 약 4톤의 혈액을 모아 2만4000여명에게 건강한 삶을 선물했다.
일회성 행사가 아닌, 범국민 캠페인으로 스포츠스타, 우주인 등 러시아 국민 영웅들과 함께 버스, 열차, 배, 비행기까지 동원해 전국을 매년 누볐다. 헌혈열차가 지금까지 달린 거리만 4000㎞를 넘었고, 기차가 가지 못하는 곳은 버스가 대신했다. 2013년에는 러시아 서부에 위치한 볼가강을 운행하는 헌혈선박을 운영하며 8개 도시에서 헌혈캠페인을 펼쳤고, 2014년에는 헌혈비행기로 3만㎞를 이동하며 6개 도시에서 릴레이 헌혈을 진행했다. 헌헐 캠페인에는 피겨스케이팅 전 세계 챔피언 알렉세이 티호노프, 바이애슬론 전 세계 챔피언 니콜라이 크루글로브’, 여성 우주비행사 옐레나 세로바 등 러시아 유명인사들의 동참도 이어졌다.
송 부사장은 “러시아에서 최고의 가전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원동력은 흔들리지 않고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 온 인내와 열정”이라며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철저히 실천해 러시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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