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헌ㆍ정태근ㆍ김정권ㆍ정문헌ㆍ박준선ㆍ김동성ㆍ이성권ㆍ김상민 등 당협위원장 8명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는 영혼 없는 통치, 철학 없는 정치, 그리고 책임 없는 정치가 무엇인지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정문헌 전 의원은 “국민의 한숨, 역사의 외침보다 패거리와 사익에 급급한 당의 모습이 부끄럽다”며 “오늘 이정현 대표의 사퇴 불가 입장에서 나타났듯 민심 떠난 공터에 정권의 깃발만 지키려는 당의 행태가 더욱 부끄럽다”며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비판했다.
이들은 탈당과 함께 지역구 당협위원장직도 함께 내려놓는다. 아울러 전날 ‘선도 탈당’을 감행한 남 지사, 김 의원과 ‘신당 창당’을 시사했다. 이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함께 새 출발을 정당의 형태로 시작하려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현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의 추가 탈당 움직임에 대해 이 전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이 탈당하는 건 동시에 당협위원장 자리도 내놓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현역 국회의원은 더 용기가 필요한데 가까운 시일 내 모여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의 참여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로 새누리당 ‘탈당파’가 10명으로 늘었지만, 현역 의원은 김 의원이 유일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새누리당의 현역 의원 탈당 러시가 20명 이상 이어져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지가 ‘탄핵 정국’의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날 김무성 전 대표의 대선 불출마와 이 대표의 사퇴 불가 고수가 탈당을 고민하는 비주류를 자극하는 계기가 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이 대표를 위시한 친박 지도부의 즉각 사퇴를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이 대표는 내달 21일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비박계 좌장’의 배수진에도 친박 지도부가 버티며 박 대통령 탄핵ㆍ출당 요구를 묵살하면, 탈당을 고민하는 비박계 의원들이 선도 탈당파와 ‘세 결집’을 시작할 거란 얘기다.
하지만 비박계의 또 다른 축인 유승민 의원은 잔류 의사를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탈당 러시’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ye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