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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김용대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자율과 규제의 하모니
뉴스종합| 2018-03-07 11:34
평창올림픽이 성공리에 끝났다. 이번 올림픽의 특징은 경직되지 않는 선수들의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금메달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경기를 즐기는 모습에서 우리 사회가 많아 발전되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국가대표라는 규제안에서 선수들의 자율적인 훈련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평창올림픽이 진행되는 동안 사회 곳곳에서 자율과 규제의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2월 14일에 19세 학생이 플로리다 주 한 고등학교에 난입하여 총을 난사하여 17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 사건을 계기로 “Me Next”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총기규제운동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으며 사회 곳곳에서 큰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크로거는 만 21세 미만에게 총기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미국정부의 향후 대응책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트코인에 대한 사회적 문제도 자율과 규제의 충돌로 이해할 수 있다. 비트코인 시장이 과열이 되자 2017년 말에 정부가 다양한 규제안을 발표하였다. 법무부는 비트코인 거래소 폐쇄라는 매우 강력한 규제안을 언급하기 하였으며 돈세탁방지법 위반 여부 감사, 가상계좌 금지 등 다양한 규제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교육에서도 자율과 규제가 충돌하고 있다. 자사고 측이 교육부가 강행하려는 고입 동시실시 방침을 두고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교육의 자율을 강조하는 자사고와 규제에 방점을 두고 있는 교육부의 충돌은 결국 헌법재판소 및 법원의 판단으로 옮겨갔다. 헌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본 사건의 판결은 헌법적 정신이 자율과 규제 중 어디에 무게를 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규제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효율적이다. 자율만 강조하면 사회 곳곳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총기를 자율에 맡겨서 빈발하는 총기 난사사건이나 비트코인 광풍에 따르는 사회적 박탈감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크고 시급한 문제인 경제 양극화도 신자유주의라는 자율을 강조하는 사조가 큰 역할을 했다.

반면에 자율은 미래의 먹거리 창출에 필수적이다.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인간의 이기적인 마음에 기인한 자율적인 의사결정이 효율적인 시장을 만든다라고 설명하였으며 자본주의의 핵심 이론이 되었다.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대결은 한 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자율이 규제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역사이다.

4차산업혁명의 큰 흐름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정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에 있다. 작년 11월에 12개 시민단체는 합동으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결합하여 가공한 기관 및 기업들을 고발하였다. 4차산업의 핵심인 빅데이터에서 자율적 이용을 원하는 측과 규제를 지지하는 측의 충돌이다. 현재의 인권과 미래 먹거리와의 충돌로도 이해할 수 있다.

미래를 위해서는 자율성을 반드시 증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율성 증진에서 파생하는 여러 문제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국민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자동차는 영국에서 개발되었으나 규제로 산업화되지 못하였다. 마차단체의 반대와 교통사고에 대한 국민의 두려움이 결합되어 실기를 한 것이다. 결국, 자율성을 강조하는 미국에서 크게 꽃을 피웠다.

국민의 인식 전환과 더불어 자율성의 향상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나 기술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의료개인정보 거래 플랫폼을 개발한 국내 벤처기업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를 통하여 중복검사에 의한 금전적 손실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인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규제를 없애는 것도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최근에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해서 미국의 오로라이노베이션이라는 회사와 동맹을 맺었다. 오로라이노베이션은 테슬라와 우버의 전직 엔지니어들이 2016년에 창업한 자율주행관련 소프트웨어회사이다. 우리나라에 이러한 벤처기업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규제 때문일 수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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