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박수를 쳐야할지 모르겠다면, 지휘자의 팔이 완전히 내려갈때까지 기다리자. 침묵도 연주의 일부다. 사진은 서울시향의 ‘쇼팽과 드뷔시’ 공연장면 [제공=서울시향] |
▶악장과 악장 사이에는 박수치지 않는다=흔히 하는 실수다. 교향곡이나 협주곡은 한 곡이 여러 개의 악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보통 협주곡은 3개의 악장이고, 교향곡은 4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작곡가의 의도에 따라 더 많은 악장이거나 그 이하일 수도 있다. 그래서 프로그램북을 통해 악장의 개수를 미리 확인해두자.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은 악장과 악장의 유기적인 흐름을 끊지 않기 위함인데, 사실 이것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신나게 끝난 악장 후에 박수가 없는 것이 어색한 연주자도 있다. 하지만 박수 때문에 감상의 지장을 받는 연주자나 관객들도 있기 때문에 연주자가 박수를 쳐도 된다고 따로 요청하지 않는 한, 박수를 치지 않는 관례를 따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지휘자가 팔을 완전히 내려야 끝…박수는 조금 미루자=사라지듯이 조용히 끝나는 음악들도 있다. 특히 말러 교향곡 9번 4악장 같은 경우에는 음악이 사라진 후, 침묵의 순간이 가장 극적이고 감동적인 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음악이 끝났다고 ‘브라보!’ 외치며 소중한 순간을 망치는 경우들이 더러 발생한다. 큰 감동 후에 박수를 치고 싶은 심정은 백 번 이해하지만, 음악의 여운을 느끼고 싶었던 관객들에게는 굉장히 짜증나는 연주로 기억될 수 있다. 박수를 치는 타이밍을 아는 방법은 아주 쉽다. 지휘자나 연주자가 연주가 끝난 후에 완전히 팔을 내리며 긴장을 푸는 순간까지 기다리면 된다. 당연히 화려하게 끝나는 음악에서는 연주자의 팔을 볼 필요도 없이 소리가 끝남과 동시에 박수를 치면 된다.
▶부스럭거리는 소리, 정말 신경쓰입니다=음악과 무관한 소음은 연주자나 관객에게 상당한 곤욕이다. 클래식 음악은 소리에 집중되는 음악인만큼 연주와 상관없는 소리는 모든 이에게 불편함을 준다. 가방을 여닫는 소리나 프로그램북을 넘기는 소리, 비닐봉지 소리 등은 음악의 집중도를 쉽게 무너뜨린다. 특히 예민한 관객들은 그런 소리 한번에도 기분을 망치기 십상이다. 연주 중 들리는 기침소리도 마찬가지다. 어쩔 수 없는 기침은 그렇다 쳐도, 스스로 제어가 가능한 소리는 무조건 피하는 것이 모든 연주자와 관객들을 위한 배려다.
▶휴대전화,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너무나 당연한 에티켓임에도 불구하고 안 지켜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꺼야겠다고 생각했다가도 연주 직전까지 폰을 보다가 놓치는 경우들이 많다. 웬만하면 공연장 입장 순간부터 전원을 끄거나 비행기모드로 바꾸면 어떨까? 핸드폰이 울리는 순간부터 민망함은 본인의 몫, 피해는 관객과 연주자가 나눠 갖는다. 한 곡을 연주하더라도 연주자들은 자신의 모든 역량을 다 쏟아낸다. 한 달 동안 힘들게 세운 도미노를 누군가 실수로 건드렸다고 생각해보자. 그때 치밀 분노를 떠올린다면 공연장에서의 예민함이 조금은 이해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