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미국 증시 급락의 여파에 미 국채금리 급등, 무역전쟁 격화로 인한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등의 우려가 겹치면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며 ‘검은 목요일’을 연출했다.
11일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22% 폭락한 2583.46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를 기준으로 이는 2014년 11월 이후 근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하이종합지수의 이날 낙폭은 2015년 7월 이후 3년 만에 최대 수준이었다. 선전거래소의 선전성분지수는 6.07% 폭락해 낙폭이 더욱 컸다. 이날 선전성분지수는 7524.09로 마감해 2014년 7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3.54% 급락한 2만5266.37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915.18포인트(3.98%) 폭락한 2만2590.86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3월 23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토픽스도 1701.86로 3.52%(62.00포인트)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한국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8.94포인트(4.44%)나 내린 2129.67로 장을 마쳤다. 하루 낙폭으로는 2011년 9월 23일의 103.11포인트 이후 7년여 만의 최대였다.
코스닥지수도 40.12포인트(5.37%) 급락해 이날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78조원 가량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한 것은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지수가 3.15% 폭락한 여파에 미 국채금리 급등, 무역전쟁 격화 등의 우려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기존 예상을 넘는 경기 호조세를 바탕으로 기준금리를 더욱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면서 미국 채권금리는 급등세를 보였다.
10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는 장중 3.24%까지 치솟았다. 2년물 국채는 2008년 이후로 최고치를 찍었다.
미 국채금리의 급등으로 아시아 국가 등 신흥시장에서 대규모 외국 자본의 이탈 현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아시아 증시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더해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미 정부가 내주 펴낼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관측마저 고개를 들면서 아시아 증시의 투매 심리를 자극했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50대 50’”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 추가 관세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10일(현지시간) 다우지수 등 증시 지표가 표시된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의 전광판 아래에서 한 거래원이 단말기 화면을 주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위안화 환율이 오르는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낮아졌음을 의미하며, 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자본시장 이탈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한때 6.9432까지 치솟아 위안화가 불안한 양상을 보인 지난달 15일 고점(6.9587)을 위협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4% 오른 6.9098로 고시했다.
이날 고시된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은 작년 3월 15일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투자전문가 스테판 이네스는 “주식시장은 오늘 ‘대후퇴’를 겪었다”며 “미국 월가의 재채기가 전 세계에 공황을 불러오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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