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수용 거부로 합의없이 끝나
10일 감산안 계속 논의 예정
회의 결과 실망…국제 유가 급등락 끝에 폭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산유국 간의 증산경쟁으로 국제 유가가 20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OPEC+가 9일(현지시간) 긴급 논의한 하루 1000만배럴의 원유 감산안이 멕시코의 수용 거부로 합의가 불발됐다. [AP]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OPEC(석유수출기구)과 10개 주요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가 9일(현지시간) 내달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두 달간 하루 1000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감산하는 안을 논의했으나 멕시코의 수용 거부로 합의 없이 끝났다.
이날 회의 초반 OPEC+ 회원국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일일 약 500만배럴, 나머지 회원국이 500만배럴을 감축하는 내용의 감산안을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 일일 원유공급량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논의된 감산안에는 7월부터 올해 말까지 하루 800만배럴,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하루 600만배럴 등 감산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등 구체적인 감산 계획도 포함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다수의 회원국들이 일일 1000만배럴 감산안에 동의했으나 멕시코가 동참을 거부하고 회의를 이탈하면서 결국 OPEC+는 감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OPEC+는 10일에도 회의를 열어 감산안을 계속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국제 유가는 기대와 실망감 속에 급등락 장세 끝에 결국 폭락세로 방향을 잡았다. 브렌트유 6월물 가격은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원유 감산 논의에 힘입어 장중 10% 가까이 치솟았다가 전날보다 배럴당 4.14% 내린 31.48달러에 마감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 가격도 배럴당 9.3% 떨어진 22.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OPEC+가 계획하고 있는 1000만배럴 규모의 감산 계획이 원유 시장을 강타한 수요 충격에 대응하기 역부족일 것이란 실망감이 유가 폭락을 이끌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일일 글로벌 원유소비량은 바이러스 확산 전에 비해 최대 30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회사 에너지사이드의 암리타 센 원유분석가는 “시장은 산유국들의 논의 내용에 전혀 감명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OPEC+가 감산 합의내용을 이행하더라도 수요 감소는 생산 감소보다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