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IT과학칼럼] 신규 사업의 기회 창출, 데이터흐름에 주목해야
뉴스종합| 2021-10-14 11:31

역대 최악의 팬더믹을 겪으면서 위기를 맞는 기업들의 증가와 더불어 세계 각국은 전례 없는 경제·사회적 충격을 경험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경제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턴어라운드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이라는 경제정책 방향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궁극적으로 현재의 사회·경제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회·경제 질서가 중심이 되는 시대를 의미한다. 이미 언택트 문화의 확산과 디지털경제의 가속화, 건강과 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 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와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산업과 기술 영역이 부상하고 신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변화의 주역이 되는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하고 있어 그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창출한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보여주는 공통점은 신기술의 가치창출, 즉 기술사업화 과정에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특히 코로나 19로 급성장하게 된 인공지능기술의 활용과 더불어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더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일찍 백신이 개발된 데에는 인공지능이 기여한 바가 큰데, 이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더 똑똑한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학습데이터로 데이터의 가치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방대한 데이터를 단기간에 처리해 전염병의 창궐과 확산 추세를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 및 모니터링하고 이로 인한 신규 사업 기회도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데이터를 통한 신기술의 가치창출 과정에서 몇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요인이 있다. 데이터의 활용과 인공지능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 확보나 축적이 선행돼야 하지만 정확한 분석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확보 못지않게 신뢰성과 스펙트럼이 중요하다. 또한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가 동력원이 되려면 처음부터 기업의 문제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양질의 원유를 확보하거나 목적에 맞게 양질의 원유로 정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흔히 데이터 활용과 관련한 논의에서 간과되기 쉬운 목적에 맞는 정제 과정의 완성도야말로 기업들이 데이터를 통한 문제해결을 가능하게 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공공부문의 역할은 무엇일까. 공급자의 시각을 기업 중심, 시장 중심의 시각으로 전환하고 기업들의 문제를 세분화하고 데이터의 흐름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DX 기반의 지원 체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활동을 중심으로 기술사업화 과정을 분해하고 데이터의 흐름에 기반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식별해내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공공기관 중심으로 과학기술, 학술정보 데이터는 물론, 국가R&D과제 정보, 과학기술 R&D 과정에서 산출된 연구데이터, 공공기술사업화 데이터 등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수요자의 목적에 맞게 정제·분석해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수요자들이 신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위기와 변화에 적시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의 활용과 기업이 혁신 과정에서 겪는 고유한 경험이 한국형 성공방정식이 되고 이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할 우리 기업들의 등장을 기대해본다.

김은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데이터분석본부장

nbgkoo@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