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흘만에 또 발생…가짜술 비상
경제난 가중되며 유사 사건 빈발
지난 8일 러시아에서 압수된 위조 보드카. [AFP] |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러시아에서 가짜 보드카를 마시고 35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한 지 열흘도 채 안 돼 비슷한 사건으로 시민 십수 명이 또 목숨을 잃었다.
러시아에선 경제난이 가중될 때 가짜 보드카 등이 유통되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하곤 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18명이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은 이들이 메탄올이 함유된 주류를 마시고 숨진 것으로 확인했다. 메탄올은 주로 공업용 목적으로 사용되는 인체에 치명적인 유독 물질이다.
숨진 피해자들은 지난 7~14일 한 일당으로부터 가짜 술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판매 일당 중 2명은 현재 구금된 상태로 당국은 나머지 용의자들도 추적하고 있다. 유죄가 인정되면 이들을 최고 1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러시아에서는 지방 도시들을 중심으로 가짜 술이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7일 남부 오렌부르크주에서는 주민들이 가짜 보드카를 구매해 36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극동의 한 마을에서 주민 7명이 메탄올 성분이 들어간 손 세정제를 마셨다가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손 세정제 수요가 증가한 상황에서 판매상점에서 구해 마셨다가 변을 당했다.
2016년에는 시베리아에서 주민 77명이 음료용과 구분되는 변성 알코올이 가미된 입욕제를 마시고 사망했다.
러시아에선 옛 소련 붕괴 후인 개방 초기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가짜 술이나 심지어 공업용 알코올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아 중독 사망 사건이 심심찮게 발생했으나 근년 들어선 거의 근절됐었다.
가짜 술로 인한 피해 사례가 최근 들어 다시 빈발하는 것은 오랫 동안 이어져 온 서방 제재와 코로나19 등으로 러시아의 경제난이 심화하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경제적인 타격이 특히 큰 지방에서는 주민의 생활고가 가중되며 비싼 보드카 대신 값싼 위조 술의 판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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