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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규제에서 비전’으로…은행 '규제 족쇄' 풀어준다
뉴스종합| 2021-12-14 09:47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내년 금융정책의 방향타를 ‘규제’에서 ‘비전’으로 바꿀 전망이다. 낡은 제도와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얘기다. 사진은 지난 10월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장-은행업계 간담회'에서 고 위원장이 시중 은행장들과 인사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규제’에 쏠려 있던 방향타를 ‘비전’으로 되돌린다. 그간 은행권을 옭아맸던 제도나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겸영·부수업무를 확대해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는 것이 2022년 고승범표 금융정책의 근간이라는 것이다. 특히 ‘디지털유니버셜뱅크’는 내년 금융정책의 1호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금융수장으로서 금융정책의 마지막 퍼즐로 ‘규제 대신 비전’을 들고 나온 셈이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은행과는 2022년 업무보고에 포함될 은행권 중점 추진과제를 네 가지로 정리하고, 과별 세부 실천과제를 수립 중이다.

은행과는 ▷은행권 디지털전환 지원 ▷은행의 겸영·부수업무 확대 ▷금융권·빅테크·핀테크 공정경쟁 환경 조성 ▷기타 등 네가지로 대분류를 나눴다. 고 위원장이 지난 10월 은행업계 간담회에서 언급한 내용의 연장선이다.

최우선·우선과제를 보면 성장 토대 마련에 초점을 둔 것을 알 수 있다. 1-1호 과제는 ‘디지털 유니버셜뱅크’ 여건 조성이다. 은행이 하나의 슈퍼 앱을 통해 은행·보험·증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해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겠다는 얘기다.

금융위 관계자는 “디지털유니버셜뱅크가 되기 위해서는 은행들이 그간 영업관행에서 벗어나 스스로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계열사 정보 공유시 나타나는 불편한 신고 절차 등은 제도적 개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탁제도 개선을 통한 종합재산관리자 역할 강화, 플랫폼 사업 등 부수업무 범위 확대 등도 최우선과제로 함께 지목됐다. 금융위는 자산운용과 주도로 신탁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오고 있다. TF 내에서도 금전, 유가증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을 아우르는 종합재산신탁을 활성화하고, 신탁 범위를 보험금청구권, 담보권, 영업권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언급됐다.

업계 관계자는 “신탁의 경우 수익증권발행신탁 허용 여부도 화두가 될 수 있다”며 “타 업권과 라이센스 교환 등을 통해 은행의 업무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고 위원장이 직접 순위를 지정한 우선과제로는 ▷은행의 비금융업 투자제한 개선 ▷빅테크·핀테크와 규제차익 해소 ▷지방은행 경쟁력강화 ▷결제전문 등 스몰라이센스 도입 등이 꼽혔다.

특히 비금융업 투자제한 개선은 ‘앓던 이’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금융기관이 자신의 업무만을 수행하는 전업주의 원칙을 채택하되, 2000년 11월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허용해 외부 겸업 형태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화에 따라 금융서비스가 융합되고, 빅테크의 금융진출이 활발한 상황에서 금융 또한 비금융 융합을 꾀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결제전문, 중기대출 전문 도입 등 스몰라이센스 확대도 은행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스몰 라이센스는 금융업 인허가 단위를 모듈처럼 나눠서 필요로 하는 업무의 인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종합적인 측면에서 당국의 인허가를 받지 않아도 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밖에 위축된 지방은행을 살리기 위해 빅테크·핀테크와의 업무협력 강화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은행권 또한 이번 추진과제에 따라 바삐 사업계획을 마련 중이다. 규제보다 비전에 초점을 둔만큼 글로벌 사례 발굴 등을 통해 필요한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고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당국 수장인 점을 고려해 임기내 최대한 규제 완화를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한 총괄 과장은 “고 위원장이 각 과별로 큰 주제에 맞는 세부 발전방향을 들고올 것을 주문한 터라 관련 내용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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