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파랗게 질린 S공포…파르르 떠는 증시
뉴스종합| 2022-06-17 11:28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단행 이후 잠시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글로벌 증시가 이번에는 ‘경기침체 공포’ 직격탄에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다우지수는 1년 5개월 만에 3만선이 무너졌고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1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후퇴했다.

다우지수도 역대 최고점 대비 19% 하락히며 약세장(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상태, 일명 베어마켓) 진입을 앞두게 됐다. 이미 약세장에 접어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의 전고점 대비 하락률은 각각 24%, 34%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우 3만’이라는 상징적인 숫자의 붕괴는 지난 2년간 주가 급등에 익숙해졌던 다수 투자자의 심리에 압박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3%대 안팎의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미국을 기점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증시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국 상무부는 16일(현지시간) “이번 주 초 미국인들은 올해 처음으로 소매업체 지출을 대폭 삭감했다”면서 “5월에는 미국 전역의 주택 건설이 급격히 감소한 상황”이라고 발표했다. 실제로 미국 미시건대가 이달 초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는 50.2포인트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80년 2차 석유파동 때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4월 기준 미국 신규주택 재고 또한 44만4000가구로 2008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은 가계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가계가 소비를 급격하게 줄이고, 다시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여파가 부동산 시장까지 연쇄 충격을 주는 점도 부담이다. 연준에 따르면 미국의 총 주택 자산은 1분기 기준 27조8000억 달러(약 3경5684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WSJ은 “상당수 주택 소유자가 주택 담보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모기지 잔고 상환에 대한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이라고 우려했다.

유럽의 경우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로존은 여전히 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라면서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축소 결정으로 추가적인 물가 상승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다은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수요가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확실한 것은 올해 말까지 고물가 영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가파른 차입비용 상승과 자산시장의 하락세를 유발해 가계 심리와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를 비롯해 전 세계 각국 증시가 경기 침체를 이유로 큰 폭 하락한 점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면서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매매 동향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제 경제지표 대비 우려가 올라오는 속도가 더 빠르다고 판단된다”면서 “(반등을 위해서는) 경제지표를 통해 경기 우려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나타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단기 지지선으로 2380선을 제시했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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