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 조정지역 유지되자…“집값 하락 1등인데 기대 져버려”
“전국 청약 지역이어서 청약 경쟁률 높은 것”
파주 빠졌지만 김포는 유지
국토교통부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올해 제3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오는 26일부터 세종을 뺀 지방 전역에 대한 규제지역을 조정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같은 날 세종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우리도 아파트가 반값이 됐는데 왜 우린 그대로죠. 찾는 손님들마다 기준이 뭐냐며 난리에요”(김포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국토부가 지난 21일 세종을 뺀 지방전역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겠다고 발표하자 최근 극심한 집값 하락세를 겪고 있음에도 해제 대상에서 제외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올라가는 금리에 매수자들의 관망세로 매매·전세 가릴 것 없이 극심한 거래가뭄을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임에도 납득할만한 기준 없이 해제지역에서 빠진 데 상대적 박탈감만 커지고 있다는 불만이다.
특히 최근 전국 최고 수준의 집값 하락장을 겪고 있는 세종의 경우 주택투기지역은 해제 됐지만 조정대상지역은 그대로 유지되자 “기대를 져버린 행정”이라며 받아들이지 못 하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세종시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둘째 주(12일 조사 기준)까지 아파트 매매 가격은 7.11%, 전셋값은 10.24% 각각 떨어졌다. 올해 매매·전세가 모두 전국 17개 시도와 규제지역을 통틀어 최대 하락 폭을 기록 중이다.
세종시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정량적 평가로 따지면 전국에서 1등으로 집값 하락세를 겪고 있는 세종이 조정대상지역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며 “손님들이 찾아와 세종이 단단히 미운털이 박힌 것 같다고 자조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발표 때 조정대상지역을 유지한 이유로 높은 청약경쟁률을 그 이유로 든 것에 대해서도 “세종시의 경우 최근 분양물량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청약을 신청할 수 있어 경쟁률이 높은 것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은 거주지와 상관없이 청약이 가능한 ‘전국 청약’ 지역에 해당한다. ‘전국 청약’이란, 해당주택건설지역에 거주하지 않는 성년자도 청약을 신청할 수 있는 지역이다.
또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된 인천 서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빠진 파주 사이에 위치했지만 이날 조정대상지역이 유지된 김포 주민들의 원성도 사그라들 기미가 없다. 최근 수년간 집값 추이를 살폈을 때 파주 등과 비슷한 상승세를 띄었고, 올해 들어 파주 못지 않게 집값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아파트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김포와 파주의 재작년 초부터 올해 초까지(2020년 1월 6일~2022년 1월 3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은 각각 26.81%와 27.40% 상승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또 올해 초부터 9월 둘째주(9월 12일 기준)까지 김포는 -1.42%로 하락한 반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파주는 0.59% 상승했다.
김포 소재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김포는 과거 GTX-A 노선이 지나는 파주와 비교될 때도 교통시설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주민들의 반발이 많았다”며 “(국토부 발표 후)이정도면 김포를 무시했다는 것이 고객들의 공통된 반응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김포 부동산 대표는 “검단신도시는 행정주소는 인천 서구지만 인천 서구 중심지역 보다 김포에 더욱 가깝다”며 “최근에도 검단으로 이사들을 많이 가는 탓에 입주민들을 못 구하는 집들이 수두룩 해 매매 전세 가릴 것 없이 크게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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