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기요 실시간 검색어 상단 톱10
SPC 브랜드 무려 3개나 몰려
“높은 시장 장악력에 대안 없어”
SPC 계열사 공장 20대 근로자 사망 사고로 SPC 불매운동 바람이 거세졌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눈총을 피해 배달로 주문하는 이른바 ‘샤이 SPC’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3시 배달앱 플랫폼인 요기요에서 서울 영등포구 기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는 ‘파리바게뜨’가 차지했다. 이어 배스킨라빈스가 5위, 던킨이 10위에 올랐다. 서울 시내 다른 지역에서도 검색어 순위는 비슷했다. 직장인 인구가 많은 서울 중구에서는 파리바게뜨가 검색어 2위를 차지했으며, 상위 랭킹 10위에 SPC브랜드 3개가 몰려 있었다.
배달의 민족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같은 시간 배달의 민족 전체 검색어 1위는 ‘포켓몬빵’이었으며 2위 맥도날드에 이어 3위 역시 ‘포켓몬’이 차지했다. 검색어 순위 6위에는 던킨이었다. 배달의 민족은 오후 2시와 5시에 각각 포켓몬빵을 한정 판매하는데 예약 판매 시간이 지났음에도 ‘포켓몬빵’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른 것이다. 이 시간 B마트에서 포켓몬빵은 전체 품절됐다.
반면 배달앱과는 달리 파리바게뜨 매장에는 불매운동 여파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사거리 대로변 인근에 있는 파리바게뜨는 20분 가까이 방문한 손님이 한 명에 그쳤다. 매대에는 빵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인근의 다른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배달앱 측은 프로모션 여부와 관계없이 이용자들의 검색량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배달앱 관계자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해도 상시 있었던 행사이기 때문에 검색어 순위에 영향이 크지 않다”며 “이용자들의 검색량이 많아졌기 때문에 랭킹에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배달앱 주문 건수 증감 여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SPC그룹 불매운동도 일본 불매운동 당시 유니클로 매장 이용객들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샤이 재팬’ 현상의 양상을 띠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2019년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노노재팬(일보 불매운동)’이 확산하자 유니클로는 불매운동의 타깃이 됐다. 유니클로는 이후 큰 타격을 입어 일부 매장 폐점 사태까지 벌어졌지만 일부 ‘샤이 재팬’들은 매장을 찾는 대신 온라인으로 몰려가 온라인에서는 제품 품절되기도 했다.
SPC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소비자 홍모(27) 씨는 “소셜네트워크나 2030세대 사이에서는 불매운동이 활발하다고 생각됐는데 이렇게 배달앱 주문이 많을 줄은 몰랐다”면서도 “한편으로는 가맹점주들의 입장도 안타까우니 이해는 된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SPC 그룹의 시장점유율이 워낙 높아 소비자들이 불매 운동을 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이같이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매운동에 참여하려면 빵을 사 먹지 못할 정도로, 소비자들이 SPC그룹의 제품 대신 다른 대안을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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