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0만원짜리 내놓자마자 팔려
대형마트 가세...선택폭 넓어져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1일부터 인기 위스키 3종을 할인가에 판매하는 ‘런 위스키’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
“단골 편의점 사장님한테 발주를 부탁드려서 겨우 ‘맥캘란’을 ‘득템’했습니다.”(최근 위스키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위스키가 유통가의 주류 경쟁력을 판가름할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유흥채널 중심의 위스키 소비에서 가정채널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위스키 구매처도 할인점을 넘어 편의점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에 과거 포켓몬빵을 사기 위해 하던 것처럼, 애플리케이션에서 재고 조회 후 편의점 순례를 떠나는 이들까지 나타났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편의점을 중심으로 위스키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1일부터 ‘발베니 더블우드 12년’·‘더 맥캘란 더블 12년’·‘글렌그란트 15년’ , 3종을 역대 최대 물량으로 준비해 할인행사를 시작했는데, 행사 시작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더니 이미 온라인상에는 구입 후기, 구매 비법 공유 등을 담은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행사 시작 전날 공식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통해 행사를 알리는 게시물을 게시한 것 이외에 어떠한 홍보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판매가 시작된 1일 오전 9시부터 세븐일레븐 여러 점포에는 관련 상품 구입과 문의가 줄을 이었다. 송승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MD는 “이번 위스키 행사는 현재 국내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초인기 상품 3종을 최대 물량으로 엄선한 만큼 많은 위스키 마니아의 오픈런이 예상됐다”고 말했다.
GS25와 CU가 한국 최초 싱글몰트 위스키로 희소성이 높은 ‘김창수 위스키’ 판매를 시작한 것도 대표적 사례다. 와인, 수제맥주의 인기를 지나 지난해는 ‘원소주’와 같은 증류식 소주가 한차례 휩쓸고 가더니 이제 위스키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이다.
실제로 CU가 앱 내에서 운영 중인 모바일 주류 예약 구매 서비스 ‘CU BAR(바)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주종도 양주로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에서 46.1%의 비중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프리미엄 위스키 기획전에서는 최고가인 330만원짜리 ‘탐나불린 1973’이 오픈과 동시에 판매되는 등 전체 물량의 30%가 단 하루 만에 팔려나갔다.
기존에 위스키 판매처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던 창고형 할인점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코스트코를 비롯한 창고형 할인매장은 위스키도 가격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나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홀세일클럽은 올해 더 맥켈란, 발베니 등 인기 위스키 물량을 지난해보다 평균 20~30% 늘려서 판매할 계획이다. 최근 인기가 높은 캐스크 스트랭스(위스키 원액 그대로 병에 담아 판매하는 방식) 단독 운영 상품을 포함, 트레이더스만의 단독 위스키 상품들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트레이더스는 대량 매입과 수입사 직거래 등을 통해 일반 대형마트 대비 10~20% 저렴한 수준으로 위스키를 선보이며, 위스키 매출 신장률도 ▷2020년 91.5% ▷2021년 140.9% ▷2022년 68.2%로 높은 편이다.
위스키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유통가는 최근 명절 선물로도 단독 위스키 상품을 강화했으며,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위스키 관련 강좌가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대형마트도 위스키 강화에 적극적으로 롯데마트는 주류전문매장 ‘보틀벙커’ 오픈 초기부터 와인 외에도 위스키를 대폭 강화해 마니아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마트가 지난달 6~7일 진행한 발베니, 더 맥켈란 등 인기 위스키 7종 행사에서도 위스키를 사기 위한 오픈런, 일명 ‘위스키런’이 두드러졌다. 행사 전에 위스키 상품별 판매 점포 리스트가 공개되면서, 해당 점포에는 판매 전날 새벽부터 밤을 새는 이들이 생겼을 정도다. 이마트는 최근 위스키 종류를 늘리며, 70만원 이상의 고가 위스키도 약 20종으로 확대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에서 생산되는 고급 싱글몰트 위스키 ‘그랜지스톤 싱글몰트 스카치 위스키 3종’을 단독 출시했다. 지난해 홈플러스 위스키 매출은 전년 대비 66% 늘었고, 이 중 싱글몰트 위스키 매출은 33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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