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서울시 백화점과 마트, 각종 대형 시설 및 공공 시설 주차장마다 존재하고 있는 분홍색 여성전용 주차장이 14년만에 사라진다. 대신 그 자리에 꽃담황토색 ‘가족배려 주차장’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서울특별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 개정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기존 분홍색 여성우선주차장 주차구획을 가족배려주차장 주차구획으로 이름 바꾸고 이용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단순 여성이라는 이유 만으로 20대 30대 건장한 여성이 모는 자동차를 우대하는 대신, 임산부나 영유아 동반 가족, 또 몸이 불평한 고령자 등이 동반 탑승한 자동차의 주차 편의를 우선 하겠다는 의미다.
주차구획 위치도 바뀐다. 보안과 안전을 이유로 주차관리원이 있는 곳과 근접한 곳에 만들었던 여성전용 주차장 대신, 가족배려 주차구획은 승강기나 계단 등 이동 통로와 가까운 곳이나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으로 감시하기 쉽고, 장애인 주차구획과 인접한 위치에 설치토록 개선했다.
주차구획 디자인도 개선한다. 가족배려 주차구획선은 일반형(가로 2.5m이상 × 세로 5m이상)과 확장형〔가로 2.6m이상 × 세로 5.2m이상, 2면의 중앙여유공간 0.7m(각각 0.35m)를 사선표시〕 두 종류로 구성했다. 또 디자인은 흰색 바탕에 꽃담황토색 실선으로 표시한다. 안에는 가족배려주차장 글자를 그림문자 아래에 같은 색으로 병기한다.
한편 기존 여성우선 주차장은 2009년부터 30대 이상인 주차 구역에 전체 주차 대수의 10% 이상씩 만들어졌다. 당시 지하 주차장 등에서 여성을 대상으로한 강도와 폭행 사건이 일어나자 안전확보를 위해 도입된 것이다.
그러나 여성을 운전과 주차에 미숙한 대상으로 구분짓는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또 오히려 젊은 여성보다 이동에 불편함이 있는 영유아 동반 남성 등은 차별한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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