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경영권 분쟁’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머물까 떠날까
뉴스종합| 2024-05-13 14:07
구지은(왼쪽) 아워홈 부회장과 둘째 언니 구명진씨가 아버지 고(故) 구자학 회장 묘소를 찾았다. [구지은 부회장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아워홈 일가의 남매간 갈등이 이달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지은 부회장 임기는 6월 3일까지지만, 이달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연임 가능성이 열려 있어서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달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창업주 구자학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자신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고, 장남 구재모 씨와 측근인 황광일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해달라는 안건으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아워홈은 자본금 10억원 이상의 회사는 사내이사를 3명 이상 둬야 한다는 상법에 따라 구지은 부회장 등 기존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기 전에 임시 주총을 열어야 한다.

지난달 1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장녀 미현 씨와 구본성 전 부회장은 배당 등 문제로 구지은 부회장과 차녀 구명진 이사의 재선임에 반대했다. 대신 경영 경험이 전무한 미현 씨와 전직 교수인 미현 씨의 남편 이영열 씨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구 전 부회장과 미현 씨가 보유한 아워홈 지분은 각각 38.56%. 19.28%로 50%를 넘는다. 명진 씨는 19.6%, 구 부회장은 20.67%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임시 주총에서 구지은 부회장의 연임 안건이 올라올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지난 주총에서 구지은 부회장의 재선임에 반대했던 미현 씨가 기존 결정을 뒤집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현 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이 올린 황 씨의 사내이사 안건을 부결시키고, 구지은 부회장의 연임 안건에 찬성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다만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두 안건은 별도로 봐야 하고, 두 사람(구본성·미현)의 관계도 현재 명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구 부회장도 연임을 염두에 두고 경영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직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노사가 현재 진행 중인 임금단체교섭의 무파업 합의에 힘을 싣고 있다. 아워홈 노사는 4월 말 1차 교섭에 이어 4차 교섭을 앞두고 있다. 아워홈은 지난 2021년 구 부회장 취임 이후 3년 연속으로 파업 없이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구 부회장 취임 이후 이어진 직원 친화적인 기조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구 부회장은 임금 인상과 인센티브 등 직원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아워홈이 최대 실적을 달성했을 때도 직원 격려금 지급을 결정했다. 구 부회장의 경영 방식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큰 배경이다.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아워홈노동조합은 지난달 22일 성명을 통해 “회사 성장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본인의 배만 불리는 구 전 부회장은 대주주의 자격이 없으며 도의적 책임을 지고 본인 주식을 즉각 매각해야 한다”면서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 이영렬 부부는 이사직 수용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며 구 부회장 연임을 지지했다.

구 부회장의 대외 활동도 활발하다. 아워홈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지난 10일 둘째 언니 구명진 씨와 함께 아버지 묘소를 찾았다. 구 부회장은 지난 11일 본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아버지이자 아워홈 창업주 고(故) 구자학 회장 묘소를 방문한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며 “아버지 어느덧 2주기가 되었네요. 아버지가 아끼시던 막내, 아워홈! 저희가 잘 보살피고 있어요”라고 전했다. 특히 구 부회장은 이번 방문 당시 지난해 12월 발간한 고 구자학 회장의 회고록 ‘최초는 두렵지 않다’를 제사상에 올려두기도 했다.

mp1256@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