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공장 준공…후공정 생산능력 확보
연간 2억 달러 이상 매출성장 기대감
30년 긴 안목 투자…실패해도 문책 ‘NO’
최태원회장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 결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경영을 맡은 이래 중국에 ‘제2의 SK’를 건설한다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세우고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 중국 사업과 관련해 최 회장은 “SK의 중국 사업은 30년을 보고 현지 기업 관점으로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긴 안목으로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투자 실패를 문책하지 않는 방식으로 등 중국 사업 성공을 독려해 왔다.
이 같은 최 회장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이 SK의 ‘새로운 효자’ SK하이닉스에도 새롭게 뿌리내렸다. SK하이닉스가 중국 충칭(重慶)에 준공한 메모리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통해 반도체 소비량의 4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시장이자, 스마트폰 확산과 함께 D램, 낸드플래시 등 모바일 기기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잰걸음을 시작한 것.
SK하이닉스는 26일 중국 충칭에서 반도체 후공정 생산 법인 준공식을 가졌다. 준공식에는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의 김창근 의장, 임형규 ICT기술성장위원장(부회장), SK하이닉스의 박성욱 대표이사(사장), 오세용 제조기술부문 사장을 비롯한 SK 관계자들과 황치판 충칭시장 등 현지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28만㎡(약 8만5000평) 대지에 세워진 충칭공장은 지난해 7월 건설을 시작, 올해 5월 완공된 뒤 시험 생산ㆍ제품 인증을 마치고 7월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주력 생산 제품은 각종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낸드플래시 제품으로 생산 규모는 16기가비트(Gb) 기준 월 8000만개 수준이다.
총 2억5000만달러(약 2600억원)이 투자된 충칭공장에는 현재 임직원 12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충칭공장에서 연간 2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으로 성장한 현지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에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공장 준공을 통해 미세 공정 전환으로 늘어나는 후공정 물량에 충분한 대응이 가능해졌다”며 “충칭에는 주요 고객들이 위치하고 있어 반도체 공장 운영을 위한 훌륭한 인프라를 갖춘 곳”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바탕에는 “단순한 현지화 추구가 아닌 장기적으로 중국과 함께 발전하겠다”는, 최 회장이 주창한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이 있었다. 실제로 SK는 중국 국영 석유 회사 시노펙과 합작 공장 설립, 리튬이온배터리 양극재 사업 진출에 이어 이번 공장까지 준공하며 충칭시와 함께 발전하는 ‘충칭 프로젝트’를 더욱 가속화하게 됐다.
박성욱 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중국은 세계 최대 시장일 뿐 아니라 SK하이닉스의 또 하나의 심장이라 불릴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후공정 생산능력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선두 업체로서 더욱 견고한 위상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