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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 부족한 동료에 내 휴가주기·정년 후에도 계약직 근무…
뉴스종합| 2015-03-06 11:03
샘표식품은 내년에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박진선 사장은 샘표의 핵심 가치가 ‘구성원의 행복과 지역사회에의 기여’라고 했다.

“지역사회에 기여가 되는 일을 잘 하면서, 직원들도 그 일을 잘해서 행복한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 음식문화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박 사장은 직원들의 교육과 휴가, 복지 등에 관심이 많다. 샘표는 창립 후 단 한번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정년 57세가 보장되는 것은 물론이고, 정년 이후에도 계약을 해서 계속 근무하는 직원들도 많다.

박 사장은 “직원들의 행복과 직접 관여되는 것이 바로 복지”라며 “교육은 아직 하는 시늉만 내고 있는 수준”이라고 겸손해했다.

그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2010년부터 ‘휴가 나누기’와 ‘펀(fun) 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연차를 연차가 부족한 동료들에게 나눠주는 ‘휴가 나누기’는 신입사원이나 병원 치료 등으로 휴가가 부족한 직원들에게 인기다. ‘펀 데이’는 3개월에 한번씩 팀 별로 근무시간에 1인당 3만~12만원까지 지원, 제한없이 함께 놀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가장 신나게 보낸 팀에게는 경품으로 상품권도 지급한다.

샘표 임직원은 2013년 기준, 출산휴가 후 복귀하는 비율이 100%나 된다. 지난해부터는 아이가 있는 임직원을 위해 아예 ‘시차 출퇴근제’와 ‘재택근무제’까지 도입했다. 또 2008년에는 ‘가족워크샵’과 ‘자녀 워크샵’을 실시, 부모님 혹은 자녀들과 하루 동안 비용 부담없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자녀 코칭 프로그램’과 ‘부부 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자녀 및 부부간 대화의 장도 마련했다. 지난해부터는 ‘부부워크샵’을 도입했다.

서울 본사와 경기도 이천, 충북 영동ㆍ조치원 등의 공장, 오송 연구소 직원들이 바나나보트, 땅콩보트, 실내 클라이밍 등을 함께 즐기며 동료애를 다지는 ‘팀 빌딩’은 2009년부터 시행중이다. 멀리 떨어져 있어 만나기 어려운 직원들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장을 제공,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생기도록 한다는 취지다.

2000년부터 시행중인 ‘요리면접’도 박 사장의 아이디어다. 요리면접은 4~5명으로 이뤄진 구직자가 한 팀을 이뤄 한가지 요리재료를 주재료로 한 미션을 받으면, 조별로 나름대로의 콘셉트를 잡아 요리를 하고 완성하면 임원진 앞에서 요리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요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팀 워크가 얼마나 잘 이뤄지는지, 얼마나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요리 아이템을 만들어 내는지, 요리하는 과정에서 개개인의 성격과 특징들을 해당 면접관이 체크한다.

2013년부터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젓가락 교육’은 시선을 끈다. 젓가락질도 한국 식문화의 일부분인데, 젓가락질 못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요즘 신세대 직원들의 태도에 충격을 받은 박 사장의 지시로 시작됐다. 신입사원들은 젓가락을 이용해 콩 10개 나르기, 깻잎 3장 떼어 나르기 등의 실기 시험도 거친다. 최종 테스트에 합격해야 종료가 된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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