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역발상으로 중국시장 잡은 ‘휴비스 사천공장’
뉴스종합| 2015-05-27 11:49
고부가가치 제품 집중 현지 공략…지난해 누적 흑자 전횐후 올 첫 배당


휴비스 사천공장이 살아났다. 오랜 적자로 회사의 ‘골칫덩이’였던 이 공장은 지난해 누적 흑자로 돌아선 후 올해 첫 배당을 실시한다.

중국의 값싼 섬유들이 밀려들면서 국내 섬유회사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중국 한복판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한 결과다. 

유배근 대표이사

SK케미칼과 삼양사가 50대50 지분을 출자해 세운 휴비스는 국내 최대 폴리에스터 생산업체다. 이 회사는 국내 섬유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2002년 중국 사천성에 연산 15만t 규모의 폴리에스터 공장을 설립했다.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시도였다.

공장은 사천성 청두에서 남서쪽으로 200㎞ 떨어진 쯔궁시에 들어섰다.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이 물류비 부담을 들어 동부 연안에 공장을 지을 때였다. 휴비스 관계자는 “동부 지역을 선점한 섬유업체들이 휴비스 결정을 의아해했다. 중국 서부 내륙에 위치한 사천성은 원료를 수입하고 제품을 판매하는데 드는 물류비용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휴비스는 중국 서부 내륙지역의 성장세에 주목했다. 당시 서부 지역은 중국 면적의 57%를 차지하지만, 1인당 GDP는 전국 평균의 66.5%에 불과했다.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다시 해외로 수출하는 것보다, 중국 서부 내륙의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쪽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섰다. 베트남ㆍ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국가들이 ‘자국 생산 후 해외 수출’하는데 반해, 중국은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자국 생산 후 자국 소비’로 소비경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공장 생산제품의 포트폴리오도 새롭게 짰다.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은 많지만 수익이 낮았던 면방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크게 높였다. 자동차 내장재, 방음 단열재로 쓰이는 저융점사(LMF) 등의 비중이 2004년 40%에서 2015년 현재 80%까지 늘어났다. 내년에는 90%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사천 휴비스는 가동률 90% 이상, 판매율 90% 이상을 기록해 사실상 풀가동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누적된 적자도 모두 털어냈다. 지난해에는 설립 12년만에 당기순이익 기준 누적흑자를 달성했다. 올해도 너끈히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모기업의 실적을 깎아먹던 골칫덩이가 이제는 부진을 메워주는 ‘효자’로 거듭났다. 휴비스 관계자는 “누적흑자를 기록한 만큼, 금명간 주주들에게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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