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정책위의장을 맡은 최재천 의원은 김한길 대표 시절 민주당과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전략홍보본부장을, 정성호 민생본부장은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했다. 조직본부장 후보로 막판까지 거론됐던 문병호 의원과 더불어 이 세사람은 김한길계 주요 인사들로, 지난 5월 이종걸 원내대표 취임 후 자문그룹 역할을 해왔다.
이 원내대표는 2007년 김 의원이 주도한 열린우리당 집당 탈당을 함께했던 탈당파였다. 탈당 후 구성된 통합신당모임에서 정책위의장을 맡으며 김 의원과 함께 중도개혁통합신당 창당을 이끌었다.
김한길 대표 시절 당직을 맡지는 않았지만 2007년 김 의원이 주도한 열린우리당 집단 탈당에 함께했던 ‘탈당파’중 하나였다. 이후 중도통합민주당, 대통합민주신당 등을 거치며 김 의원과 궤적을 같이했다.
김관영 수석사무부총장은 김 의원의 수석대변인과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박광온 당대표 비서실장도 김 의원의 대변인과 홍보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박 의원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였던 지난 해 7ㆍ30 재보선에서 경기 수원시정 후보로 공천 받아 19대 국회에 입성한 배경을 갖고 있기도 하다.
정청래 의원의 ‘공갈 막말’ 파문으로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한 주승용 최고위원도 김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민주정책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민병두 의원도 전략홍보본부장 출신이다.
김 의원의 측근들이 요직을 대거 맡으면서 지난 해 대표직 사퇴 후 주춤했던 김한길계가 다시 날개를 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도부의 당 운영에 있어서도 김한길계의 목소리가 대거 반영되며 문 대표 견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친노 패권주의를 청산하라”며 문 대표에게 날을 세워온 비노와 친노의 갈등은 이번 인사로 당분간 수그러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 대표도 5개 본부장과 정책위의장 인선을 놓고 당내 갈등을 줄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염두에 뒀다는 후문이다.
한 비노계 의원은 “비노계 의원들이 주요 당직을 맡으면서 당 운영에서 적절한 견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원래 당이라는 것은 다른 노선을 지닌 세력들이 견제하고 또 화합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당분간 친노-비노 간 갈등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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