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차고·가슴답답·어지럼증 대표 증상
무증상 중증환자 5년 사망률 12% 내외
약물치료 불가 ‘대동맥판막치환술’ 필요
지난해 70대 뇌졸중환자 판막교체 진단
이화의료원 교수팀 협진 ‘타비시술’ 성공
시술시간 짧고 부작용 적어 해외서도 권고
이화의료원 타비 시술 진행 중인 강인숙, 신상훈 교수. [이화의료원 제공] |
#평소 혈압이 좀 높은 것 외에는 별다른 질환이 없었던 서모 씨(79)는 언제부터인가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럽기까지했다. 나이탓이거니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증상은 더 심해졌고 급기야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 진료를 받아본 결과 대동맥판막협착증으로 시급히 판막을 교체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서 씨의 나이가 80세에 가까워 가슴을 열고 수술하는 개흉수술을 시행했을 때 이후 회복까지의 기간이 길고 환자도 고생을 많이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병의 특성상 대부분 환자가 70~80대의 고령이면서 동반 질환을 가지고 있다 보니, 개흉 수술이 위험할수 밖에 없다. 실제 환자 3명 중 한 명은 수술을 받지 못해 치료를 포기하는 실정이다. 이같은 사례에서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수술이 ‘TAVI(이하 타비)’라 불리는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이다. 이화의료원 신상훈-강인숙 교수팀은 “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로부터 타비 시술 승인 기관으로 인정받은 후, 첫 환자인 서 씨에게 타비 시술에 성공했고 시술 후 나흘 만에 건강하게 퇴원한 환자는 고령인데도 무리 없이 시술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이란 심장의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에 존재하는 대동맥 판막이 좁아져서, 심장에서 전신으로 피가 원활하게 순환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경증 협착증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지만, 중증 대동맥 판막 협착증은 심장 돌연사의 중요한 원인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흉통, 실신 및 호흡곤란이다. 무증상 중증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의 5년 사망률은 12% 내외다. 그러나 증상이 있는 고령 증증 환자를 치료하지 않았을 경우, 5년 사망률이 56.5%에 달한다. 따라서 증상이 있는 중증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대동맥 판막 협착증은 약물 치료가 불가능해 ‘대동맥판막치환술’이라는 수술이 필요하다. 중증 질환자 중 증상이 있는 경우, 증상이 없더라도 좌심실 기능이 떨어진 경우 혹은 운동부하 검사에서 증상이 유발되는 경우 수술 치료가 권고된다.
서 씨의 TAVI시술은 이대목동병원과 이대서울병원의 협진으로 가능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올 7월 보건복지부로부터 TAVI 승인 기관으로 지정을 받았다. 이에 신상훈 이대서울병원 순환기 내과 교수는 이대서울병원에 내원한 서 씨가 TAVI시술이 필요하다고 판단, 서 씨를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해 TAVI시술을 집도했다.
신 교수는 “뇌졸중을 치료중인 중증 고령 환자인 만큼 작은 부작용도 큰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쉽지 않은 시술이었지만 전 의료진이 힘을 합쳐 성공적으로 시술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강인숙 교수는 “TAVI시술은 워낙 어렵기 때문에 병원의 경험, 인력, 시설, 장비 등 요건을 판단해 보건복지부가 승인한 기관만 할 수 있고 시술은 2시간 남짓으로 소요 시간이 짧고 부작용이 적은데다 덜 위험하다”며 “외국은 고령 환자의 체력, 합병증 우려 때문에 수술 대신 TAVI 시술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또 “중증 대동맥 판막 협착증으로 인해 호흡곤란 발생하고 이로 활동에 지장이 있으면서도 고령의 나이라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포기 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하는 만큼 포기하지 않고 용기 내 타비 시술을 받는다면 건강하고 질 높은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 서남부 지역 대표 권역응급의료센터이자 심혈관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대목동병원은 1월 5일 심혈관조영실을 확장 개소하면서 타비 시술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김태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