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의 폭발사고가 이어지면서 대지진과 쓰나미에 이은 방사선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신속하게 조치하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음은 영국 BBC가 15일 보도한 방사선 피폭과 건강에 관한 문답 내용이다.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면 인체변화는?
중간 정도 수준의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면 소위 ‘방사선 병(radiation sickness)’ 증상을 보인다. 방사성 물질에 노출된 뒤 수시간 내에 구역질, 구토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설사, 두통, 열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처음 이러한 증상을 보인 뒤 잠시 회복된 것 같은 기간이 있을 수 있으나 수주 내로 더 심각한 증상이 뒤따른다.
강력한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면 인체 장기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되고 이러한 증상도 심하게 나타난다. 1kg당 방사성 물질 흡수량을 일컫는 전신 흡수선량이 4Gy(그레이)이면 일반적으로 건강한 성인의 절반 가량이 사망한다.
암환자에 대한 방사선 치료의 경우 한 번에 1~7 그레이 가량의 방사선을 쬐지만방사선 양을 고도로 조절해 매우 제한된 부위에서 행해진다.
▶‘방사선 병’은 어떻게 치료하나?
옷과 신발 등을 제거함으로써 추가적인 오염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첫번째 할 일이다. 그리고 피부를 비누와 물로 부드럽게 닦아낸다. 이어 골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손상에 대응하고 면역 체제 손상에 따른 추가적인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백혈구를 증강시키는 약물을 투여할 수 있다.
또 방사성 입자에 의한 장기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특별한 약물도 있다.
▶방사선은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나?
방사성 물질은 인체의 조직을 구성하는 원자와 분자 사이의 화학적 결합을 파괴한다. 인체는 이러한 손상을 복구하려고 하지만 너무 심하거나 광범위할 경우 복구가 힘들다. 방사선에 특히 취약한 인체 부위는 위장 및 대장 내 세포와 골수에서 세포를 생성하는 혈구다. 손상 정도는 방사성 물질에 대한 노출 시간과 방사성 물질의 세기에 달려있다.
▶장기적인 영향은?
암이 가장 큰 위험이다. 인체의 세포는 ‘유통기한’이 지나면 스스로 죽는다. 그러나 세포들이 이러한 능력을 상실해 스스로 죽지 않게 되면 다루기 힘든 형태로 변형되면서 암이 생긴다. 방사성 물질에 피폭되면 정상적인 세포가 암세포로 변화하는 것을 막고 손상된 조직을 대체하는 인체 내 과정에 혼란이 생겨 암으로 이어진다.
▶어린이들이 더 위험한가?
그럴 가능성이 있다. 어린이들은 세포 분열이 활발해 성장이 빠르다. 그만큼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체르노빌 사태 이후 세계보건기구는 원전 인근 어린이들의 갑상선암이 확연히 증가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사고 당시 누출된 방사성 요오드가 갑상선에 축적됐기때문이다.
▶일본 당국은 어떻게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나?
맨체스터 대학의 방사선 노출 분야의 전문가인 리처드 웨이크포드 교수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재빨리 조치를 취하면 대부분 중요한 건강상의 문제는 막을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상황에서 건강상의 심각한 위협이 되는 부류는 높은 수준의 방사선에 노출되기 쉬운 원전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비상 조치 요원 등이다.
최우선 과제는 사람들을 원전 부근에서 철수시키는 것이고 오염된 음식물을 먹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가장 큰 위험은 갑상선암 위험을 높이는 방사성 요오드다. 인체 흡수를 막기 위해 요오드를 안정화시키는 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일본인들은 평소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식습관을 갖고 있어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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