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성티샷 뒤 트리플보기-더블보기 우승압박·추격상황에 평정심 잃어
타이거 우즈에게도 거침없는 독설을 날리는 ‘무서운 아이’ 로리 매킬로이(22ㆍ북아일랜드·사진)가 한순간의 실수로 멘탈이 무너지며 오거스타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첫날부터 선두로 나서며 ‘역대 두번째 최연소 우승’이 기대됐던 매킬로이. 72홀 중 63개홀을 치렀을 때까지도 그는 선두였다. 하지만 10번홀(파4)에서 비극은 잉태됐다.
이번 대회에서 평균 71%의 높은 페어웨이 적중률을 기록했던 매킬로이의 티샷이 악성 훅이 나면서 100야드가 조금 넘은 지점에서 90도로 꺾이면서 러프 뒤 주택가 화단에 떨어졌다. 레이업을 한 뒤 친 3번째 샷도 그린을 놓친 매킬로이는 4번째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렸지만 3퍼트까지 범하는 바람에 트리플 보기를 범해 8언더파로 내려앉고 말았다. 그러나 이 때까지도 기회는 남아 있었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11번홀(파4)에서도 보기를 범하더니, 12번홀(파3)에선 더블보기를 보탰다. 샷이나 퍼트를 하는 모습이 넋이 나간 듯했다. 세계 최고의 메이저대회에서 선두를 달리고, 뒤에는 쟁쟁한 선수들이 쫓아오는 상황이 평정심을 잃게 만들었고, 미스샷이 나오자 불안하던 긴장의 끈이 ‘툭’하고 끊어져버린 셈이다.
매킬로이가 CF에서 말했듯 “세계 최고의 위치에 서기위해 모든 걸 포기했다”는 그는 분명 놀라운 재능과 테크닉을 가졌다. 하지만 기량만으론 세계 정상에 설 순 없다. 어떤 위기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 치고 나가고 싶을 때 참을 줄 아는 인내력, 망했을 때 훌훌 털고 다시 일어서는 투혼도 필요하다.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되느냐, 타이거 우즈가 되느냐는 바로 그 차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