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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전 1호기 재가동 진통...부품불량 논란속 원인규명 안돼
뉴스종합| 2011-04-15 10:22
당초 15일 예정됐던 고리원전 1호기의 재가동이 진통을 겪고 있다. 충분한 안전진단을 해야 한다는 정부 일각의 입장과 정치권 및 시민사회의 완전한 가동중단 요구 등이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고장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원인을 밝힌뒤 재가동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측이 국산 차단기 자체의 부품 불량을 원인으로 추정하면서 사태를 책임떠넘기기로 번지는 향상이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위원장 김영환) 소속 국회의원 10여명은 이날 고리원전을 찾아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현황을 보고받은 뒤 1호기 시설을 점검했다. 김 위원장은 “고리원전 1호기의 안전에 중대한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안전성을 철저히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5일 재가동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리본부측은 늦어도 16일 재가동한다고 하지만 실행될지는 미지수이다.

고리원전 1호기 사고 발생 3일이 지나면서 한수원측은 인입차단기를 납품한 현대중공업과 한국전기안전원 등으로 구성된 대책반을 투입해 자체적으로 고장원인을 파악하고는 있지만 고장 원인에 대한 견해차이가 있어 공식발표를 하지 못하는 상태다.

박현택 한국수력원자력 발전본부장이 언론에 밝힌 고장원인은 국산 차단기의 차체불량. 인입차단기 내부의 접촉부위 스프링의 장력저하로 인한 과열로 고장이 났으며, 원전 노후화가 원인이 아니라 인입차단기 자체의 불량으로 고장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측은 “차단기가 과열돼 고장난 것은 맞지만 제품 자체의 불량으로 고장이 발생한 것으로 확신 할 수는 없다”면서 “차단기 불량은 공식적인 발표가 아니기에 원전 운영상의 문제인지 제품의 문제인지는 정밀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내구연한이 최소 30년이 넘고 각종 정밀 테스트를 거쳐 원전에 납품되는 차단기가 예방점검에도 나타나지 않다가 3년이 넘어서 제품불량으로 갑작스레 고장을 냈다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수원측이 성급하게 부품결함으로 몰고갔다는 의혹마저 제기된다.

시민들의 우려가 증폭되고 폐쇄요구가 확산되는 점도 재가동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부산지역 3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는 14일 오후 부산지하철 서면역 근처에서 ‘핵 위험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주제로 집회를 열었다. 21일에는 부산지역 각 기초의회 의원들은 고리원전 앞에서 고리 1호기 폐쇄를 촉구하는 집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23일에는 이곳에서 전국 반핵단체, 환경단체 회원 1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고리 1호기 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가 예정됐다.

부산 기장군은 고리원전 1호기가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되자 수명연장에 따른 안전보장을 촉구하기로 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프랑스 원자력안전청(ASN)의 점검을 통해 주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게 기장군의 주장이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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