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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통신원이 본 일본의 일상]“오늘도 살아있구나” 에 감사
뉴스종합| 2011-04-18 08:24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지 5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계속되는 여진과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불안한 나날은 계속되고 있다. 지진과 쓰나미,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유출, 급기야 체르노빌급 사고 판정까지…. 사태가 심각해질수록 매일 아침 잠에서 깼을때 “오늘도 살아 있구나”하는 생각에 절로 감사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달 11일 지진 발생 당시 나는 오사카 지사에서 화상회의에 참석중이었다. 텔레비전 모니터 저편 도쿄본사 회의실에서는 건물이 크게 흔들리면서 동료들이 테이블 아래로 대피하는 등 위험천만한 모습이었다. 이후 도쿄시내 교통이 마비되고 쓰나미에 휩쓸린 동북지방의 처참한 광경을 TV로 지켜보면서 그동안 느껴본적 없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도쿄로 돌아와 집이 있는 시부야로 향했지만 거리는 온통 깜깜했다. ‘도쿄의 중심부인 시부야가 이 정도라니…’ 하는 생각이 들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거리에는 한산했고 비가 내리는 날이면 되도록이면 큰 우산을 챙겨 행여나 맞을 지도 모르는 ‘방사능 비’에 대비했다.

현재 나는 의류 제조업체 영업과장으로 일하면서 동북지방 전역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큰 피해를 입은 연안부를 제외한 이와테현 모리오카시, 미야기현 센다이시, 아오모리현 아오모리시, 야마가타현 야마가타시 등지에 출장을 다녀왔다.

다행히도 이들 도시에서 큰 변화는 감지할 수 없었다. 많은 피해를 본 센다이 시도 라이프라인이 복구돼 표면적으로는 거의 90%정도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지진 재해 전에 방문했을 때와 다르지 않은 인파에 안심하면서 앞으로의 복구와 부흥에 기대를 가질 수 있었다.

다음주에는 후쿠시마 시를 방문한다.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사고 수준이 레벨7로 상향됐지만 출장에 대해 큰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도 “건강한 사람도 돌연 교통사고로 죽는 게 인생이다. 미래에 대한 과도한 불안은 현 상황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며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한사람 한사람이 사회에서의 역할을 성실하게 임하는 것이 지금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진 이후 소비활동이 크게 위축돼 의류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이 걱정이다.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진정한 복구는 모든 생활이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그날이 하루 빨리 오길 바란다. 

<도쿄통신원=야마다 추헤이(山田忠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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