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엘 고님 |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1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 100인’(이하 타임 100) 명단에 이집트 시민봉기의 영웅인 와엘 고님(30)을 가장 먼저 올렸다. 구글의 중동ㆍ아프리카 담당임원인 고님이 시위 도중 경찰에 연행됐다가 극적으로 풀려난 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하야 움직임은 새 동력을 얻었다. 타임은 “민주화를 호소하는 고님의 페이스북 포스팅이 이집트 혁명의 불을 댕겼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중동의 민주화 물결과 대치점에 있는 독재자 2세들도 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타임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3남인 김정은(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46번째로 거론하며 “몇 년 전만 해도 그에 대해 아는 북한 사람들이 없었지만 이제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가난한 핵보유국의 절대적 통치자로 뽑혔다”고 소개했다. 타임은 “김정은이 28세인지, 29세인지 아무도 확실히 알지 못한다”며 “그에 대한 사진만 몇 장 돌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의 바로 뒤를 이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차남인 셰이프 알이슬람 카다피가 47번째로 선정됐다.
한국인으로는 가수 겸 배우인 비(정지훈ㆍ28)가 유일하게 55번째로 언급됐다. 비는 ‘타임 100’ 최종 선정 직전까지 시행된 온라인 투표에서 1위를 차지, 3년 연속 누리꾼 지지율 1위를 얻는 저력을 과시했다. 최종 명단에는 2006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타임은 “비가 버락 오바마에서 레이디 가가에 이르기까지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명단에 들었다”면서 “서양인들에겐 2009년 영화 ‘닌자 어새신’을 통해 알려진 것이 주요 이력인 점을 생각할 때 상당히 인상적인 온라인 영향력”이라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6번째 인사로 언급돼, 미셸 오바마 여사(22번째)는 물론 83번째 언급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에도 뒤처졌다. 교육계에선 동양계 여성의 파워가 돋보였다. 미국의 공교육 개혁을 주창해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계 미셸 리(전 워싱턴DC 교육감)이 80번째, 엄격한 교육 방식을 소개해 논란을 일으킨 책 ‘타이거 맘’의 저자 에이미 추아(예일대 로스쿨 교수)가 13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오는 29일 ‘세기의 결혼식’을 거행하는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 커플은 40번째로 거론됐다.
이 밖에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리드 해스팅스(넷플릭스 CEO), 배우 에이미 포엘러, 교육운동가 제프리 캐나다,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CEO), 피터 베스터바(로비오 CEO),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위키리크스 창설자 줄리언 어샌지, 비영리기구 운동가 론 브루더가 ‘톱 10’ 안에 꼽혔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