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증권 창구를 통해본 부자 개미들의 돈 흐름은?
특히 기존 주도주인 화학, 차 중심에서 벗어나 전기전자(IT), 은행, 건설업종을 조금씩 편입하는 포트폴리오 조정 움직임도 포착됐다.
26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고객예탁금은 17조원대로 올라섰고, 신용거래융자도 6조7400억원대로 연중 최고치를 보이며 지난 2007년 6월의 사상 최고치(7조105억원)를 향해 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1~25일 11거래일 동안 개인들은 총 1조709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26일에도 개인들의 매수 우위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자문형 랩을 통해 기관화된 개인 자금으로 추정된다. 거액 자산가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삼성증권 창구를 통한 부자 개미들의 투자 흐름에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달 들어 25일까지 삼성증권 창구에선 ELS가 총 3017억원어치 팔려나갔다. 지난 1~2월 판매액을 크게 상회하는 것은 물론, 3ㆍ11 일본 대지진에 따른 코스피 조정을 틈타 ELS 가입이 급증했던 전월에 비해서도 8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주로 삼성물산, 신한지주, 하이닉스, 현대중공업, 현대차, SK이노베이션 등을 추종하는 상품들이 신규 설정됐다.
삼성증권의 자문형 랩 잔액은 이달 들어 22일 현재 3조2320억원으로, 최근 20일간 약 2270억원 늘었다.
브레인투자자문의 랩이 전체 판매액의 70%에 달했고, GS자산운용의 랩의 비중이 약 10%로 뒤를 이었다.
최근 2주간(12~25일) 삼성증권 고객들은 OCI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IT주와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의 은행주,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등 산업재주를 주로 사들였다.
반면 제일모직과 기아차, 현대차, LG화학, 삼성물산, 삼성SDI, KB금융 등에 대해선 순매도를 보였다.
GS자산운용의 랩 운용역은 “화학주와 자동차주의 주가는 펀더멘털 대비 비싼 영역에 이르러 비중을 다소 줄이고 싶다”면서 “지금 시점에선 기존 주도주보다 하반기 이후를 내다보고 은행, 건설주를 사는 게 낫고, IT 중 이익가시성이 높은 반도체주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증권 포트폴리오 운용팀 관계자는 “자동차, 화학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브레인투자자문의 목표전환형 랩 중 상당수가 이달 만기를 맞아 채권형으로 전환되면서 현대차 등에 대한 주식 매도물량이 출회된 것 같다”면서 “리볼빙되면 주식 재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2주 새 삼성증권 창구를 통한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99%로,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 4.41%에 다소 못 미쳤으나 상위 20개주의 경우 시장 수익률을 4배 가까이 웃도는 15.11%를 나타냈다. 이 기간 전체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개주와 20개주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0.98%와 3.65%에 그쳤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