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리스트제 도입 효과…시장 반응은
소매판매점 입지축소 우려
전자양판점은 표정관리
단말기 블랙리스트제도의 도입 효과를 둘러싸고 시장에서는 여러 의견들이 엇갈리고 있다.
제도가 시행되면 단말기 가격이 떨어져 소비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에서부터 단말기 가격은 내리더라도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통신사 대리점들은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블랙리스트제도’로 휴대폰 단말기 가격은 인하돼도 이동통신사가 수수료 인상과 각종 소비자 혜택을 줄여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인하 효과는 미미하다는 얘기다.
반대로 소비자 파워가 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회사원 서경석(36) 씨는 “그동안 대리점에서 핸드폰을 구입하고 개통할 때마다 약간 속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면서 “ ‘블랙리스트제도’ 도입으로 휴대폰 단말기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 휴대폰 단말기를 더 저렴하고 투명하게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휴대폰 교체주기가 더 짧아질 것이란 예상도 있다. 대학생 김정현(23) 씨는 “ ‘약정’이란 개념이 사라지는 만큼 사람들이 더 빨리 휴대폰을 교체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휴대폰이 사랑받는 선물 아이템이 되는 날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비자는 “가격이 저렴한 휴대폰을 구매한다면 제조사에서 사 볼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동통신대리점 및 일반 소매판매점들의 분위기는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이레정보통신’을 운영하는 김경현(45) 사장은 “통신비 인하효과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블랙리스트제도 도입으로 휴대폰 단말기 가격은 내려가겠지만 이동통신사에서 단말기에 대한 보조금과 각종 서비스 혜택을 축소할 게 뻔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가격인하를 체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문 닫는 대리점 및 소매 판매점도 늘어날 것”이라면서 “현재 이동통신사들이 단말기 판매대수당 일정 금액씩 대리점에 지원해주는 ‘제조사 장려금도 없앨 것이기 때문”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블랙리스트’제도 도입으로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의 전자양판점은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정책이 언제 시행될지 구체안이 나오지 않아 향후 득실을 따져 대응 방향을 정할 것”이라면서 “휴대폰 거래가 온ㆍ오프라인에서 활발히 거래되면 휴대폰 단말기 가격은 분명히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ㆍ양대근ㆍ문영규ㆍ이자영 기자hhj638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