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재개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정례회의를 열어 이달 기준금리를 전월보다 0.25%포인트 올린 3.25%로 결정했다. 지난 3월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3개월 만이다.

이날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은 올 들어 5개월째 4%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소비자물가 오름세를 억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그동안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렸던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하락 추세이지만, 그 여파가 공업제품과 서비스 가격에 전이돼 근원물가를 자극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번 기준금리 인상의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5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6.4%, 석유제품은 0.6% 하락한 반면 전력ㆍ수도ㆍ가스는 1.5%, 서비스 부문은 0.1% 상승했다.

하반기 한국경제의 최대 위협요인으로 부상한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이번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조치는 ‘가계가 자체적으로 부채 조정에 나서라’는 강한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달 안에 발표될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과 정책 공조의 의미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기준금리 동결의 첫 번째 배경으로 꼽혔던 불확실한 대외변수는 하반기부터 한은의 예상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금통위가 연말까지 한두 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 연 3.5~3.75% 수준에 맞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쓰고 있는 가계의 이자부담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신창훈 기자/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