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만의 금리인상에 따라 건설사 잇단 부실과 정책 리스크의 된서리를 맞은 은행주는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자문형랩 등 주식에 쏠렸던 고액 자산가들이 예금으로 일부 돌아설 경우 랩 자금을 바탕으로 반등을 꾀하던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의 회복은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ㆍ보험 등 금융주 ‘방긋’= 증시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소폭 인상됐지만 아직 절대적인 수준이 낮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과거 사례에서 나타났듯 은행 등 금융주에는 어느 정도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0일 코스피 시장에서 보합세로 출발했던 금융주들은 금통위의 금리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신한지주(055550), KB금융(105560), 하나금융지주 등이 모두 상승했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등 주요 보험주도 각각 강세를 나타냈다.
금리인상으로 물가 상승 부담이 다소 완화되면 유통ㆍ내수 업종이 일부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김중원 HMC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 내구소비재 및 의류, 생활용품과 유통 업조의 수혜가 예상된다. 이들 업종의 종목 중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매력과 이익전망이 양호한 KB금융, 우리금융, 한샘, 아모레퍼시픽 등을 금리 인상 수혜 종목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랩 자금 예금 이동할까= 기준금리 인상은 곧 예금ㆍ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인 만큼 고액 자산가 및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일부 개인들의 자금 움직임에도 약간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액 자산들이 저금리 국면에서 선호해온 주식과 자문형랩에서 일부 빠져나와 예금 비중을 높일 수 있다. 이 경우 랩 자금이 저가 매수에 나섰던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의 반등은 좀더 어려워 질 수 있다. 외국인들도 금리인상 재개에 따른 원화강세가 나타날 경우 시장비중이 큰 수출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설수 있다. 이래저래 증시 부담요인이다.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금리 상승 및 장단기 스프레드 되돌림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연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최근까지 금리동결 전망이 우세했고 이러한 분위기가 가격에 반영돼 왔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따라 국고 3년물 금리는 일정 부분 최근의 강세폭을 되돌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기물에서 충격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예상과 다른 금리인상은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량을 동결함에 따라 물가상승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재원 기자 @himiso4>
jwcho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