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 등 수도권 일대의 교회를 돌아다니며 전자 오르간 등 악기를 상습적으로 훔쳐온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기독교인으로 오랜 시간 교회를 다닌 이 남성은 교회가 출입이 쉽다는 점을 이용해 신도인 척 가장해 수십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질러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13일 수도권 일대 교회를 돌며 총 21회에 걸쳐 전자오르간 등 4200여만원 상당의 악기를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김모(28ㆍ무직)씨를 검거,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달 28일 오전 11시께 서울 원남동 소재 A교회 4층 본당에서 열려있는 출입문을 통해 들어가 시가 180만원 상당의 전자오르간 한대를 훔치는 등 지난 해 1월부터 최근까지 21회에 걸쳐 4200여만원 상당의 악기와 캠코더 등 전자기기를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교회가 상대적으로 출입이 쉽고 건물 내부 문을 잠그지 않는 점을 이용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김씨가 기독교인으로 어렸을 때부터 교회를 다녀왔으며 현재 서울 신정동 소재 모 교회에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는 악기를 훔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훔친 악기 등을 서울 낙원상가 등에 팔아왔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9일 서울 낙원상가 인근에서 잠복근무 중이던 경찰에 의해 긴급체포됐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악기를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서울 모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했으며, 2학년 때 대학을 중퇴한 후 특별한 직업 없이 살아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박수진ㆍ문영규 기자@ssujin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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