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에너지 효율등급 표시제 시행을 두고 타이어업계의 반응이 뜨겁다.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중국산 저가 타이어의 공세를 막으면서, 국산 타이어의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알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등급표시제가 국내 고효율 타이어시장 확산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고효율 타이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시 차량에도 고효율 타이어 장착비율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업계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들이다. 한국타이어 측은 “이미 오래 전부터 친환경 타이어 개발에 주력한 만큼 등급이 표시되면 소비자에게 더 객관적으로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셈”이라며 “중국산 저가 타이어와 차별화를 둘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도 “국내 고객에게 국산 타이어 품질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도록 전략을 세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식경제부는 지난 14일 타이어에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제도를 실시, 회전 저항과 노면 제동력 등을 측정해 타이어를 1~5등급으로 분류해 판매하기로 발표했다. 타이어 회전저항이 10% 줄면 1.7%가량 연비가 개선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생산, 수입 타이어 모두 해당된다.
등급제가 전 세계적으로 생소한 제도는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일본은 한국보다 앞서 등급표시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등이 등급표시제 의무화를 실시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앞서 시행한 일본에서 A등급을 획득했기 때문에 국내 등급제에서도 좋은 등급을 획득할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수출에 대비해 국내 타이어업체도 이미 다양한 친환경 고효율 모델을 개발한 상태다. 한국타이어의 앙프랑, 금호타이어의 에코윙 등이 각사의 대표적인 친환경 모델이다. 생산업체, 크기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통상 고효율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 대비 10~20%가량 비싼 금액으로 판매 중이며 차 1대 기준 45만~60만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서 고효율 타이어 판매 비중이 전체 매출의 5% 미만일 만큼 미미한 게 사실”이라며 “이번 등급제 이후로 국내에 고효율 타이어가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리라 전망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11월 시행을 앞두고 친환경 타이어가 가격은 비싸지만 연비절감 효과나 이산화탄소 감축, 내구성 등을 감안할 때 일반 타이어보다 결코 비싸지 않다는 점을 적극 홍보할 방침이다.
완성차업계에서도 등급제 시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차량을 선택할 때 어느 등급의 타이어를 장착했는지 소비자가 쉽게 판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이어업계는 완성차업계가 차량 개발 시기부터 공동 작업을 요청하거나 고효율 타이어를 장착하는 차량 비율을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