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 全大 당대표 출사표…박근혜·오세훈式 부활 비법 통해 차차기 유력 대선주자 자리매김 기대
한 달보름의 침묵을 깨고 20일 한나라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원희룡의 필승 전략이다.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을 화려하게 부활 시킨 두 사람의 비법을 모두 흡수해 차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높은 대중 인지도와 개혁적 젊은 이미지로 친이계 대표주자 중 하나로 손꼽히는 원 의원은 이날 출마의 변에서 ‘박근혜’라는 이름을 수차례 언급했다. 원 의원은 “2004년 당이 존폐의 위기에 처했을 때, 웰빙당사를 버리고 천막당사로 옮겨 처절한 반성과 고통 끝에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그 위기의식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희생을 몸소 보여주며 등 돌린 민심을 되돌렸던, 그 결과 오늘날 유력 대선주자로 발돋움한 박 전 대표의 모습을 당 대표 원희룡이 다음 총선과 이후 정치 인생에서 취할 전략으로 제시한 것이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불출마 선언과 함께 선거 자금법 개혁을 밀어붙여 개혁적 이미지를 강하게 남기고 결국 몇 년 뒤 서울시장으로 화려하게 추대받으며 정치판으로 돌아왔던 오세훈 시장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원 의원이 이번 당 대표 경선에 나섬으로써 차기 대선은 포기해야 하지만, 대신 희생과 헌신의 이미지를 남겨 다음 무대에서 힘을 발휘하려는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정치권은 오 시장이 대선출마를 할 경우에 생기는 서울시장 또는 차차기 대선 경선에서 ‘원 의원의 불출마 결단’이 어느 정도 파괴력을 가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원 의원이 자신이 꿈꾸던 ‘포용의 쇄신 정치’를 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사무총장으로 직전 보궐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과거가 발목을 잡는다. “사무총장이라는 직책을 맡은 게 계파의 소속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는 해명을 남은 보름 동안 21만명 투표인단에게 이해시키고 표로 심판받아야 하는 과제가 원 의원의 숙제다. 최정호 기자/choi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