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8군 공병단이 지난 1992년, 캠프 캐럴 주변에서 다이옥신을 검출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해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오산과 군산에 있는 주한미군 공군기지의 오염도도 심각해 이를 정화하는 데만 1998년 기준 5200만 달러가 든다는 미공군대학 논문이 공개됐다. 이는 미국 본토내에 있는 기지 16곳의 오염정화비용 77만달러에 비해 68배나 높은 수치다. 이는 주한미군들이 미국 본토의 공군기지에 비해 한국 안에 있는 공군기지를 보다 ‘험하게’썼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재미블로거 안치용씨는 자신의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Secret of Korea)’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미공군대학의 논문을 공개했다.
존 그리핀 미공군대위가 지난 1998년 3월 미공군대학에 제출한 ‘주한미군기지 오염 복구비용 추산’논문에 따르면 1997년, 미공군 산하 204 공군공병단이 오산에서 18곳의 오염지점을 발견했으며 1997년 이전의 오염지역 24곳과 합하면 총 42곳의 오염지역이 있다고 밝혔다. 주로 디젤기름, 항공유(JP-4)의 유출이 많았지만 솔벤트나 폴리염화 바이페닐(PCB)등도 검출됐다. 이 중 폴리염화 바이페닐의 경우 변압기와 축전기의 냉각제나 단열제로 쓰였으나 생물체내에서 농축되는 독성이 발견돼 1970년대부터 전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화학약품이다.
안치용 씨가 블로그에 공개한 미 공군대학 논문 캡처. |
한편 군산공군기지의 경우 미국의 우드워드클라이드사가 1997년 환경오염조사를 실시해 14곳에서 오염을 확인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1998년을 기준으로 오산기지의 경우 총 3910여만 달러의 복구비용이 들 것으로 보이며 군산기지의 경우 1352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 2곳을 정화하는데만 5262만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계산됐다. 이는 당시 박스데일, 랭리(Langley)등 미국내 16개 공군기지에 대한 복구비용 총액 77만 1000여달러에 비해 68배정도 높은 금액이다.
특히 오산기지의 경우 미국 내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랭리기지(17만달러)와 비교해도 오염제거에 230배나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