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새(휘파람새 일종)와 비어리(개똥지빠귀 일종) 등의 명금류가 알을 보호하기 위해 얼룩다람쥐의 대화를 엿듣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가 보도했다.
미국 텍사스공대 연구진은 뉴욕주 허드슨 밸리 일대에서 새 알을 훔쳐 먹는 얼룩다람쥐와 같은 영역의 숲 바닥에 살고 있는 가마새(휘파람새의 일종)와 비어리(개똥지빠귀의 일종)들을 관찰한 결과, 이런 행동을 발견했다고 영국 생태학회가 발행하는 동물 생태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많은 종의 새들이 무리 안의 말썽꾸러기를 찾아내거나 둥지 틀기 좋은 곳을 찾기 위해, 또는 위험을 피하려고 다른 종의 대화를 엿듣는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지만 새가 아닌 다른 동물의 대화까지 엿듣는다는 사실은 처음으로 밝혀진 것이다.
연구진이 얼룩다람쥐들이 내는 소리를 녹음해 들려주자 새들은 원래보다 20m 떨어진 곳에 둥지를 짓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얼룩다람쥐들이 높은 ‘칩’소리와 낮은 ‘척’ 소리, 그리고 더 조용한 떠는 소리를 주고받은 것을 녹음해 숲 속에서 틀어 놓고 주위의 새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이들은 또 다른 곳에서는 청개구리 소리를 들려주거나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 대조 영역을 설정했다. 그러자 나무 높은 곳에 사는 새들은 다람쥐들의 소리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으나 땅에 사는 새들은 같은 소리에 큰 관심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런 새들은 다람쥐들의 소리를 엿들어 이들의 활동이 활발한 곳을 가려내고 이런 곳을 피해 다람쥐가 다니지 않는 곳에 둥지를 트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실험 결과 가마새들은 다람쥐들의 소리가 들리는 곳에서는 20m 더 먼 곳에 둥지를 틀고 비어리들은 9.4m 먼 곳에 집을 마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높은 곳에 집을 짓지도 않는 비어리들의 반응이 약한 것은 아마도 이들의 서식지 선호 때문이거나 다른 포식자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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