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장마철로 접어들면서 전국 각지 건설현장에 ‘초비상’이 걸렸다. 강풍, 집중호우, 게릴라성 폭우 등 불청객을 동반, 공사진행 차질을 빚을 뿐 아니라 안전사고 위험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감전, 붕괴, 침수 , 낙뢰 등에 따른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재해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국 공사 현장에서는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 등에 대비해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현장별로 24시간 비상 당직 체제에 들어가는 한편 본사에도 상황실을 별도 설치했다. 시간대별 풍속과 진행 방향, 강우량 등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위해서다. 롯데건설은 태풍의 진행상황에 따른 3단계 대비책을 세세하게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GS건설의 경우, 목포대교 건설현장 등에 휴대용 풍속계를 배포, 바람의 세기를 수시로 측정하고 풍속 경보 자동 시스템을 설치했다. 초속 14m 이상으로 강풍이 불면 작업자 전원의 철수를 알리는 위험 경보가 울리게 된다.
장마가 물러간 후에도 복병은 있다. 빗물이 탱크, 맨홀, 지하 구덩이 등의 밀폐 공간에 고이면 미생물 증식과 유기물 부패 등으로 말미암아 산소가 결핍돼 근로자들이 질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금호건설은 밀폐작업 공간에 환기 설비 설치를 강화하고 작업장에 안전감시단이 상주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SK건설은 최근 협력업체 대표와 현장소장들이 참석한 ‘재해 근절 선포식’ 행사까지 열었다. 또 안전 규정을 단 한 번이라도 위반하는 근로자는 즉각 현장에서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새로 도입했다. SK건설 관계자는 “이번 여름은 예년보다 무덥고 비도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돼 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이례적으로 선포식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현 기자@kies00>kies@heraldcorp.com